신한은행 조은주(왼쪽)와 곽주영. (자료사진=WKBL)
지난 17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샹송화장품의 연습 경기. 임달식 감독은 두 명의 선수에게 계속 호통을 쳤다. 바로 지난 시즌 도중 KDB생명에서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조은주와 곽주영이었다.
4쿼터에 승부의 추가 샹송화장품으로 넘어가자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한 탓이다.
단단히 뿔이 난 임달식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조은주와 곽주영에게 나머지 훈련을 시켰다. 말이 훈련이지 흔히 말하는 얼차려나 다름 없었다.
끝이 아니었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조은주와 곽주영을 자극했다. "우승을 못 해봤던 이유가 있다"고 말하면서 조은주와 곽주영의 눈물을 쏙 뺐다. 48-56으로 패한 경기 승패와 상관 없이 조은주와 곽주영에게 우승 DNA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올 시즌 임달식 감독은 조은주와 곽주영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시즌 도중 MVP 출신 강영숙과 정상급 슈터 이연화를 포기하면서 데려온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중간에 팀에 합류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전지훈련까지 같이 치르면서 팀에 융화가 된다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야말로 혼줄이 난 조은주와 곽주영은 18일 연습 경기에서는 180도 달라졌다. 누구보다 먼저 파이팅을 외쳤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곽주영의 활약이 빛났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귀화한 196cm 장신 스기야마 미유키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양 팀 선수들 중 유일하게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29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스기야마를 단 8점으로 묶었다.
조은주도 4점에 그쳤지만 허벅지 부상을 안고도 이를 악물고 뛰었다. 몸싸움 도중 쓰러져도 툭툭 털고 일어났다.
임달식 감독은 "그동안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져도 연습 경기에서 쉽게 지는 일이 없었다. 그만큼 이기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주와 곽주영이 우승 DNA가 심어진다면 신한은행도 정상 복귀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