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민영은의 일부 후손이 청주시를 상대로 토지반환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민영은의 외손자인 권호정(62), 호영 씨 형제가 소송을 제기한 다른 후손들에게 소송 취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권씨 형제는 25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후손이 청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토지반환소송에 대해 즉각 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는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민영은의 막내딸 민정숙(86)씨의 강력한 뜻"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어머니가 만약 청주시가 소송에서 패소하고, 자신의 몫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청주시에 기부할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민영은 일부 후손에게도 땅을 아름답게 기부하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일로 크나큰 마음에 상처를 입은 청주시민 여러분께 후손으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 외할아버지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도 후손으로서 깊이 사죄드린다"며
"외할아버지의 육영복지사업 부분까지 폄하되는 것에 대해서는 후손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이에 대한 바른 평가가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권씨 형제는 민영은의 1남 4녀 자녀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막내딸의 아들들로, 토지소송을 제기한 후손은 민영은의 외아들 후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권씨 형제의 기자회견에 대해 그동안 소송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던 시민단체는 즉각 환영을 뜻을 나타냈다.
'친일파 민영은 후손의 토지 소송에 대한 청주시민대책위'는 "친척인 직계 후손의 잘못된 소송을 지적하며, 소송 반대의 뜻을 밝힌 민영은 외손의 용기 있는 행동은 다른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우리 국가와 지역 공동체에 모범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후손들도 이러한 친일 과거사의 해결과 민족공동체가 지향할 대의를 이해하고 실천에 옮겨 민족공동체를 회복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매김이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친일파 민영은의 후손 민모씨 등 5명은 2011년 3월 청주시를 상대로 청주중학교와 서문대교, 성안길 부근에 있는 12필지의 도로를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청주지법은 지난해 11월21일 민영은 후손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