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866년 병인양요 때 정족산성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격퇴했던 양헌수 장군의 일기 등 기록물을 시 문화재로 지정하는 계획을 26일 공고했다.
기록물 중 '병인일기'는 장군이 제주목사에서 동부승지의 발령을 받아 돌아온 1866년 9월 3일부터 정족산성 전투를 거쳐 같은 해 10월 26일 부총관에 임명되기까지를 기록한 53일간 일기다.
아깝게도 53일 중 13일간 기록이 사라졌으나 일기 끝에 장군이 프랑스함대 제독에게 보낸 격문인 '전격양박도주' 1편이 실렸다.
필사 상태가 깨끗해 당시에 쓴 일기의 원본은 아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족산성 전투과정을 알려주고, 저자의 문집인 '하거집(荷居集)'에는 없는 내용이 수록돼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
또 다른 기록물인 '정족산성접전사실'은 정족산성에서 적과 전투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어 귀중한 자료다.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군대가 강화부를 점령하자 양헌수 장군은 몰래 정족산성에 들어가 일제히 포격했다.
이 전투로 프랑스군은 전사자 6명을 포함해 약 7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조선군은 전사자 1명과 부상자 4명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정족산성 전투 승리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서구 제국주의 침략세력을 격퇴한 사례로 해당 기록물들을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양헌수 장군의 문집인 하거집도 시 문화재로 지정될 전망이다.
조선시대의 무장으로 문집을 남긴 사례는 충무공 이순신을 비롯해 몇 명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이와함께 성북구 봉국사가 소장한 명부전 지장시왕도, 아미타괘불도, 사자도 등 불화 7점과 도봉구 석굴암이 소장한 천룡도 1점도 시 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