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의 부인 김모(29)씨가 자택에서 자살한 가운데 26일 오후 인천시 논현동 김 씨의 자택에서 유가족들이 김 씨의 결백을 주장하며 오열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인천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 정 모씨의 부인이 억울하다는 내용을 적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6일 오후 2시 20분쯤 인천시 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피의자 차남 정 모(29) 씨의 부인 김 모(29)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김 씨는 자신의 원룸 환풍구 부근 배관에 스카프를 이용해 목을 맨 상태로 숨져 있었고, '억울하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함께 놓여 있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김 씨가 쓴 노트 2쪽 분량의 유서에는 '부모님 전 결백합니다. 남편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백을 하기 위해 전 한 달간 설득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서에는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비난하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김 씨는 "수사관이 여러 모진 모욕과 욕설, 폭언 등을 하고 경찰이 제 인권마저 짓밟아 버렸다", "언론에 알려 제 억울함을 풀어 주고 다시는 저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며 담당 경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인천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의 부인 김모(29)씨가 자택에서 자살한 가운데 26일 오후 인천시 논현동 김 씨의 자택에서 유가족들이 김 씨의 유서를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유가족은 "죽은 김 씨가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로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뀌면서 심적 압박을 이기지 못 해 자살했다"며 김 씨가 남긴 유서를 공개, 결백을 주장했다. 윤성호기자
이에 대해 경찰은 "숨진 김 씨가 적은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유서에 적힌 내용은 숨진 김씨의 일방적인 주장이어서 정확한 사실관계는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던 김 씨가 출석하지 않고 전화를 받지 않자, 119소방대와 함께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숨진 김 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남편과 공모해 시어머니 김 모(57)씨와 시아주버니 정 모(32)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의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김 씨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왔다.
한편, 김 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김 씨의 집으로 달려온 김 씨의 유족들은 '경찰의 강압수사가 사람을 죽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내 딸이 임신한지 한 달 됐다. 너희들(경찰)이 사람 둘을 죽였다"며 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