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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말리아와 케냐는 왜 가깝고도 먼가

    [변상욱의 기자수첩]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케냐 쇼핑몰 테러를 저지른 집단은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단체로 공식 확인됐다. 25일 알샤바브 수장이 “이번 테러는 케냐를 지지하는 서구인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케냐의 소말리아 침공을 지원한 서구인들을 공격한 것이다. 케냐 역시 소말리아에서 철수하라. 무슬림의 땅에서 철수할지, 더 많은 유혈사태를 겪을지 택하라”고 경고했다.

    ◈소말리아 반군이 왜 케냐를 희생제물로 삼았을까?

    알샤바브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으로 한때는 소말리아 대부분과 수도 모가디슈 거의 전부를 장악할 정도로 커다란 세력이었다. 그러나 20여년에 걸친 내전은 소말리아 임시정부가 유엔군과 케냐의 군사지원에 힘입어 얄샤바브에 반격을 가하면서 2012년 정부군의 승리로 기운다.

    특히 유엔 소말리아 주둔군과 케냐군은 반군의 거점인 키슈마유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키슈마유는 소말리아 두 번째 도시이자 항구도시로 반군들이 석탄 등 원자재를 밀수출하거나 드나드는 배들에게 세금을 거둬 군자금으로 삼아 왔던 곳이다. 이후 알샤바브는 북부 산악지대로 퇴각해 게릴라전으로 버티고 있다.

    반군의 핵심거점이 무너지면서 소말리아는 정식 정부를 수립했고 소말리아 대통령은 공식성명까지 발표해 케냐에 고마움을 표했다. 케냐는 난민 수용, 임시 정부 수립 지원, 반군 퇴치로 이어가며 소말리아 정부의 후원자 노릇을 해 온 셈이다. 이때부터 동아프리카 지역이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나토(NATO)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의 범죄가 2009년 287건, 2010년 294건, 2011년 327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2012년에는 8월 말까지 총 76건, 1/3 이하 수준으로 현저하게 감소했다. 테러조직들의 기반이 급속히 외해 되었음을 보여준다. 알샤바브가 케냐군 철수를 요구하며 케냐에게 지속적인 테러보복을 경고하는 배경이다.

    ◈케냐가 소말리아 반군 소탕에 뛰어드는 까닭은

    국제사회와 우간다 등 아프리카 나라들이 유엔군 결성에 나선 것은 소말리아가 테러를 일삼는 이슬람 반군에게 넘어가는 걸 막으려는 목적에서다. 특히 케냐는 소말리아 반군집단의 테러로 케냐의 최대 수입원인 관광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2010년과 2011년 알샤바브가 유럽인들의 고급 휴양지인 케냐 라무섬에서 관광객 납치사건을 벌이기도 했다.

    다른 부수적인 소득도 있다. 가장 큰 이득은 물류비용의 감소이다. 케냐 몸바사로 향하는 관광유람선과 무역상선들은 소말리아 해적을 피하느라 멀리 돌아서 다닌다. 당연히 배 운임 가격이 올라가고 해적피해를 염두에 둔 보험료도 올랐다. 2011년만 해도 케냐가 해적 때문에 추가 부담한 운임과 보험료가 4억1400만 달러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소말리아 내 테러반군 조직들이 소탕되면서 위험부담금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케냐 몸바사 간 20피트 컨테이너 해상운임의 경우 1900달러~2000달러 정도였으나 1700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또 소말리아 수출도 크게 늘었다. 케냐의 수출 규모는 2007년 9,8005만 달러에서 2011년에는 2억 달러로 무려 두 배가 증가했다. 소말리아는 식료품, 담배, 의료기기, 모기장, 물탱크 등등 대부분의 물품을 케냐에서 사간다. 정국이 안정되고 국가재건을 시작하면서 가까운 우방국 케냐로부터 물품과 장비를 대량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말리아가 정상화 과정을 밟으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도 소말리아 개발 시장을 노리고 몰려들고 있는 중이다. 알샤바브가 서방국가들이 석유등 자국의 이득을 위해 소말리아를 넘보고 있다고 경고하는 배경이다.

    ◈적군 지역인 케냐에서 대형 테러가 가능한 까닭은?

    {RELNEWS:right}케냐에는 소말리아 인구가 상당하다. 오래부터 자리 잡고 살던 소말리아인들과 내전을 피해 건너 온 소말리아 난민들이 합쳐져 대규모 집단거주지를 형성하고 있다. 케냐 나이로비에 소말리아 인들이 모여 사는 지역을 리틀 모가디슈라고 부른다.

    모가디슈는 소말리아 수도이다. 소말리아인들은 대부분 이슬람이고 소수만 기독교도이다. 그런데 케냐는 통계적으로 기독교인이 절반을 넘는다. 그래서 소말리아 반군집단은 종교를 내세워 자신들의 싸움을 성전이라고 선전하며 조직을 유지하고 테러를 벌이는 것. 케냐 내 소말리아 세력의 확대는 결국 알샤바브가 테러를 벌일 근거지와 루트를 제공하게 된다.

    ◈알샤바브 테러에 서구 백인들이 참여했다?

    알샤바브는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국 언론이 처음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국, 영국, 네델란드 국적의 인물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번졌지만 미국은 아니라는 보도가 다시 나오는 등 확실하지 않은 상태. 정황증거는 충분하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정복을 목표로 내전을 벌이다 외부 이슬람세력의 지원을 얻기 위해 글로벌 전략을 구사했다. 소말리아 정복을 넘어 세계 반이슬람 세력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유투브나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외국 지원군을 모집했고 여기에 알카에다 출신과 해외 거주 소말리아 인들 뿐 아니라 백인들도 가세하며 글로벌한 인적 구성을 갖춘 것이다.

    이런 새 인물들이 알샤바브에 갖가지 정보와 국제감각 등을 제공하면서 알샤바브가 소말리아 최대 반군 조직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것이 알샤바브에 서구 여러나라 국적의 테러범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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