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논란이 막장 드라마에 버금가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채 전 총장과 조선일보의 진실 공방에 이어 이번엔 혼외아들의 모친으로 지목된 임모(54)씨 가정부가 폭로전에 뛰어든 것이다.
30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정부 이모씨는 임씨 집에서 지난 2003년 3월부터 2007년 가을까지 4년 7개월 동안 일해왔다.
이씨는 "채동욱 전 총장이 아빠의 자격으로 임씨 집을 드나드는 것을 모두 지켜봤다"면서 "집을 수시로 방문했고 아들과 함께 돌잔치도 하고 돌사진도 남겼다"고 주장했다.
또 이씨는 2006년 12월 채 전 총장에게 받았다는 연하장도 증거로 공개했다.
연하장엔 "어린 채군을 친조카처럼 잘 키워주시고 고생하는 채군 엄마가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가정을 잘 돌봐 주시는데 대해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TV조선은 사설 필적 감정업체 2군데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채 전 총장의 필적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보도했다.
방송에서 이씨는 임씨가 '부자지간 존재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며 자신과 아들을 협박한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그는 임씨에 대해 "아들을 불러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도 (아들이) 목숨 건지려면 그냥 주는대로 받고 말자고 했다"면서 "그래서 아무말도 못하고 불러주는 대로 쓰고 지장 찍어줬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 22일 조선일보는 임씨의 이모인 주모(67)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주씨는 출산 전에는 임씨가 애 아버지를 채동욱이라고 했는데 출산 후 임씨로 성을 바꿨다가 임씨 어머니의 반대로 다시 성을 채씨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또 주씨는 "언니에게서 '아이 아버지가 검사인데 임신 5개월쯤 성별이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임씨가) 무척 좋아했다'라고 들었다"라면서 "조카(임씨)가 서울에서 사업을 할 때 대구에 살던 동생(임씨의 막내이모)에게서 '조카와 채 총장이 가게에서 아이 문제로 티격태격한 적도 있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주씨에 따르면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아이가 지난 8월 31일 미국 뉴욕 유학을 떠나기 전에도 아이를 일본에 보내는 것에 대한 의논을 한 적이 있는데 임씨가 반대해 무마됐다.
하지만 지난 17일 KBS에서 보도된 주씨의 전화통화 내용은 또 달랐다.
그는 "십여년 전 임씨의 어머니 생일에 부산에서 아이를 본 적이 있고 그 이후에도 한번 정도 본 것 같지만 아이의 아버지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며 "임씨가 언론사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되고서야 채 총장이 언급된 걸 처음 알게 됐다"라고 조선일보의 보도와 180도 다른 이야기를 전했다.
이처럼 폭로전이 점입가경으로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공직자 사생활에 대한 과열된 폭로전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내가 왜 남의 사생활과 혼외자를 언론 보도 때문에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단순한 스캔들을 이렇게까지 확장시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제 이 사건은 채동욱과 그 임씨라는 사람이 알아서 해결 볼 문제"라면서 "주변 사람들이 이랬다, 저랬다 근거없는 폭로는 보기 안 좋으니 그만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채 전 총장 측은 TV조선의 보도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