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에 '막장'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왕가네 식구들'은 그동안 주로 다뤄졌던 고부가 아닌 처가와 사위의 갈등이 주를 이룬다. '시월드'가 아닌 '처월드'를 메인으로 내세운 것. 지난 8월 31일 첫 방송 이후 5주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 갔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표현과 캐릭터들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 '막장'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여기에 있다.
'왕가네 식구들'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캐릭터는 왕가네 안주인 이앙금(김해숙)과 그의 둘째 사위 허세달(오만석)이다.
이앙금은 이유 없이 첫째 왕수박(오현경)과 둘째 왕호박(이태란)을 차별한다. 수박과 호박 모두 이앙금이 배를 아파 낳은 딸이지만, 이앙금은 5남매 중 유별나게 수박을 챙기고, 친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박을 천대한다.
가정부를 부리듯 호박에게 "수박네 집에 가서 살림 좀 하라"고 시키는가 하면, 수박이 갑작스럽게 망하자 호박이 악착같이 모은 돈을 "내놓으라"고 화를 낸다. 보통의 어머니라면 하기 힘든 행동들이다.
왕호박의 남편 허세달 역시 문제다. 초반엔 하는 일 없이 집에서 빈둥빈둥 거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호박이 사정해서 겨우 들어가게 된 호텔에선 여자 손님과 함께 다니면서 불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는 "오빠라고 불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의 행동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겁지만 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안 되고 있다.
이앙금이 호박과 수박을 차별하는 것과 관련해 식구들까지 "그러지 말라"고 얘기하지만 이앙금이 왜 호박을 미워하는지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다.
허세달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었던 허세달 때문에 왕호박이 고생하고 있지만, 허세달이 왜 왕호박을 무시하는 지에 대해선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아이가 생겨 왕호박과 결혼했다는 것으로는 허세달의 이상 행동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