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효성그룹 오너 일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지 사흘 만에 일가의 금고지기를 소환조사하는 등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효성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수사 주체나 수사 착수 배경, 그 내용 등이 앞선 CJ그룹 수사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아 눈길을 끄는 가운데,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변호인이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 일가의 변호를 맡아 효성 측이 ‘닮은 꼴 검찰 수사’에 대해 ‘닮은꼴 변호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천억대 탈세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은 '미니 중수부'라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에 맞서 국내 1위 법무법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들에게 변호를 맡겼다.
눈에 띄는 인물은 대검찰청 중수부의 1·2·3과장과 서울중앙지검의 특수 1·2·3부장을 모두 경험한 '특수통 검사의 전설' 박상길 변호사(사법연수원 9기)다.
검찰 재직 시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 사건,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등 숱한 사건을 처리한 박 변호사는 지난 앞선 검찰의 CJ그룹 수사 때 CJ측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효성 측은 박 변호사와 함께 신현수 변호사(16기)도 선임했다.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신 변호사는 대검 마약과장 등을 역임했다.
효성 측은 이와 함께 조근호 전 법무연수원장(13기)에게도 변호를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효성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수사 주체나 수사 내용 등이 앞선 CJ그룹 수사와 여러모로 닮아 비교대상이 돼 왔다.
CJ그룹과 효성그룹은 서울국세청 조사4부의 검찰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 두 사건은 모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배당됐다.
CJ 이재현 회장은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며 거액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가 포착돼 수사가 시작됐는데, 효성 역시 회계 장부를 조작해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탈루하고 회사 돈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두 그룹 모두 해외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 회장이나 조 회장 모두 기업 내 재산관리인을 두고 비리를 저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RELNEWS:right}
이런 이유로 지난 CJ그룹에 대한 수사처럼 탈세 수사 이후 횡령·배임 등 비자금 수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가의 재산관리인에 대한 조사 뒤 일가에 대한 조사로 수사가 잇따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효성 측이 닮은꼴 수사를 변호한 변호인을 다시 선임해 검찰의 전술에 대비하려는 효성 측의 변호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