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업무추진비를 골프장과 골프장 인근 식당에서 쓴 까닭을 추궁 당하던 한 피감기관 관계자가 돌연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제가 국회에서 20년동안 근무했다. (접대를 받은 건) 보좌관들이다. 전직도 있고 현직도 있다”고 결국 실토했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 등이 건설근로자공제회 감사인 정모씨를 발언대로 불러내 추궁 끝에 이끌어 낸 답변이었다.
먼저, 이 의원은 평일에 골프장을 드나든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내역과 골프장 인근 식당에서 결제한 기록을 들이밀며 추궁했다.
출처:새누리당 이종훈 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출처:새누리당 이종훈 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정 감사는 처음에는 “저는 골프를 칠 줄 모른다. 다른 사람이 치도록 해준 것”이라고 발뺌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다른 사람이 누구냐”면서 환노위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정 감사는 “제 친지나 친구들이겠죠”라고 얼버무렸다.
이 의원의 추가 질의시간마저 지나버리자 이번에는 사회를 맡고 있던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정확히 답변하라. 어떤 모임이냐”고 거듭 추궁했다.
그러자 정 감사는 ‘이실직고’하면서 “제가 직접 가서 대접하고 올라왔다”면서 “회사에서 (골프장)까지 1시간 20분이 걸린다”고 말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측이 골프와 식사 접대를 한 대상은 국회 보좌관들의 모임 가운데 하나인 ‘입법정책연구회’로, 정 감사는 이 모임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홍영표 의원은 곧바로 명단 제출을 요구해고, “참 기가 막힌 일”이라고 혀를 찼다.
다음 순서로 질의에 나섰던 민주당 장하나 의원도 “저렇게 떳떳하게 이야기하셔서 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다”며 어리둥절해했고, “모임에 참여했던 명단을 지금 당장 제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