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국들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자국민 도감청 의혹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 정보기관이 사실은 미국과 정보를 공유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이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유럽 정보기관들도 전화기록 등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 기록을 NSA와 공유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는 31일 스페인 정보기관이 전화 기록 등 대량의 정보를 미국 정보기관과 정기적으로 공유해 왔다고 보도했다.
엘파이스는 스파이 활동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인 비밀 정보기관인 CNI가 다른 유럽 국가 정보기관과 마찬가지로 NSA에 정기적으로 대량의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전했다.
이 자료에는 전화 발신자와 수신자, 전화 통화 시간 등이 포함돼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NSA가 한 달 사이에 스페인에서 통화 6천만 건을 감청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스파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우방 사이에서 부적절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스페인 검찰은 NSA의 감청의혹에 대한 예비조사에 이미 착수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식 수사를 개시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전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도 프랑스 정보기관이 미국에 프랑스 시민 감청정보를 제공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