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 토끼 잡을 거에요' 두산 최준석은 1일 7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 경우 신기록과 MVP까지 동시에 거머쥘 확률이 높다. 사진은 전날 6차전에서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을 향해 세리머니하는 모습.(대구=황진환 기자)
두산 최준석(30)은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아니 올해 포스트시즌(PS)을 통틀어도 그렇다.
삼성과 KS에서 최준석은 4차전까지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잠잠했다. 그러나 5차전에서 홈런 2방 포함, 3안타 3타점 3득점을 쓸어담더니 6차전에서도 홈런 1개 등 3안타 1타점 1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에서도 최준석은 5차전 연장 13회 결승포 등 결정적인 홈런 2방을 날리며 시리즈 MVP까지 올랐다. LG와 PO 4차전에서는 2-1 불안하게 앞선 8회 상대 마무리 봉중근으로부터 쐐기포를 쏘아올리며 KS 진출을 이끌었다.
▲'이상한 KS 징크스?' 홈런 치면 팀 패배 그러면서 역대 단일 PS 최다 홈런 타이를 이뤘다. 6개의 아치로 2001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KS에서는 이상하게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준PO와 PO에서 최준석의 홈런은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KS에서는 홈런이 터진 날 팀은 졌다.
5차전에서 최준석은 뒤진 상황마다 2개의 홈런을 날리며 추격을 이끌었다. 0-3으로 뒤진 3회 추격의 신호탄과 4-5로 뒤진 5회 동점포였다. 그러나 두산은 박한이에게 결승타를 맞고 5-7로 졌다. 역대 KS 10번째 멀티 홈런이었지만 유일하게 팀이 진 경우였다.
6차전에서도 최준석은 1-1 동점 상황에서 5회 앞서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하지만 팀은 6회 채태인의 2점포, 7회 박한이의 3점포를 맞고 2-6으로 졌다.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두 번 모두 팀이 져 빛을 잃었다.
▲7차전 홈런-우승이면 MVP-신기록까지
하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운명의 7차전이다. 최준석은 초등학교(칠성초) 5학년 이후 포철중, 고교를 거치면서 우승 경험이 없었다. 프로 데뷔 후에도 두산에서 2007, 08년 KS 준우승한 게 전부다. 7차전에서 이긴다면 비로소 영광스러운 우승 경력을 추가할 수 있다.
여기에 프로야구 새 역사를 쓸 기회도 남았다. 홈런 1개만 추가하면 단일 PS 홈런 신기록을 세운다. 최준석은 6차전에 앞서 "2개만 치면 신기록"이라는 말에 농담처럼 "그럼 3개를 치겠다"고 했지만 뼈가 담겼다.
우즈는 2001년 당시 준PO와 PO에서 1개에 이어 삼성과 KS에서 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우승컵과 KS MVP까지 거머쥔 바 있다. 최준석 역시 7차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려 팀 우승을 이끈다면 MVP가 될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과연 최준석이 KS 불운을 딛고 팀 우승과 홈런 신기록, MVP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