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꼭 이겨줘'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진갑용을 환영하고 있는 삼성 류중일 감독.(대구=황진환 기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최종 7차전이 열린 1일 대구구장. 경기 전 류중일 삼성 감독은 마지막 승부에 대해 자못 긴장된 모습을 드러냈다.
류감독은 "5~6시간 뒤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나도 정말 궁금하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이기면 기쁘게 우승 인터뷰를 할 것이고 지면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2년 연속 우승을 경험한 류감독이지만 올해는 떨릴 수밖에 없다. 류감독은 "사실 지난 두 번 KS는 4승2패로 비교적 쉽게 이겼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우리가 1승3패로 밀렸다가 3승3패를 만들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당초 류감독은 KS에 앞선 미디어데이 때 6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올해도 4승2패로 KS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시리즈는 류감독의 예상 외로 흘러갔다.
그럼에도 미디어데이 때 말한 '생애 최고의 기억될 만한 시리즈'는 되고 있다. 류감독은 "KS에 앞서 백중세를 예상한 분들이 많았는데 의외로 우리가 밀렸다"면서 "그래도 잠실에서 5차전 이기고 대구에서도 6차전을 이겼다. 우리가 이기든, 두산이 이기든 정말 오래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연히 7차전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류감독은 "어제 던졌던 차우찬, 안지만도 힘들겠지만 나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생각 같아서는 오승환이 아웃카운트 10개 잡아줬으면 좋겠다"며 농담처럼 말했다. 하지만 뼈가 있는 발언이다. 오승환은 지난 2차전 때 4이닝 투구수 53개를 소화한 바 있다. 평소 마무리로 1이닝 정도를 던지지만 2이닝 이상도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보였다.
그만큼 간절한 상황이다. 사실 류감독은 전날 6차전에 오승환을 아낄 생각이었다. 그러나 9회 조현근이 2사 후 볼넷과 안타로 득점권 상황을 맞자 오승환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류감독은 "오승환을 내보내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더욱이 준비를 충실히 했다지만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다만 오승환은 6차전에 공 3개만을 던져 부담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과연 두 팀의 운명이 갈릴 7차전의 승부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어느 팀의 간절함이 통할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