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대선 투표함을 임의로 개함한 것으로 드러나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 선관위는 "지난 3월 중순 여서동 제 2투표구 투표함을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개함했다"고 밝혔다.
개함은 18대 대선부정선거규명 목회자 모임 회원인 정 모 목사가 여서동 제 2투표구에 대한 개표결과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1장 더 많은 이유를 확인해 달라는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이뤄졌다.
선관위는 이를 민원으로 판단해 민원 처리 관련 규정 등에 따라 투표함을 개함하고 여서동 제 2 투표구 투표지에 인근 대교동 제 2투표구 투표지 1장이 포함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정 목사 등은 대선 당시 여수선관위원장인 정 모 씨와 사무국장인 신 모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지난 6월 고소했다.
정 목사는 "이들이 대선 투표함을 임의로 개함해 공직선거법 243조를 어김으로써 대선결과 조작을 뒷받침하는 심대한 중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243조 1항은 법령에 의하지 않고 투표함을 열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그러나 같은달 이 사건을 각하 처리했다. 검찰은 "투표함을 다시 연 것은 정 목사의 민원 회신을 위해 민원 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투표지 숫자를 확인했던 것으로 투개표의 진정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해하지 않는다"고 각하 사유를 밝혔다.
정 목사는 이에 불복해 광주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넣었다. 하지만 고법 역시 지난 9월 "공선법 제 273조 등에 따르면 공선법 243조 위반죄는 고발인인 정 목사가 재정을 신청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했다.
정 목사는 이에 대해 "공선법 273조가 헌법이 보장한 국민 참정권과 재판절차진술권, 평등권 등을 침해할 수 있다"며 지난 10월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한편 정 목사가 확인한 다른 지역 선관위의 경우 "정보공개 청구로는 투표함을 결코 열 수 없고, 열게 되면 처벌받는다"고 밝혀 중앙선관위 차원에서도 명확한 입장 표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