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대기업들의 판도가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8년 말 이후 최근 5년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대기업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8년 말 102개였던 1조 클럽 회원사가 지난 10월 말에는 155개로 53개(52%)나 늘었다.
이들의 시가총액 합계도 491조원에서 1,061조 원으로 116.3% 증가했다.
이 기간에 코스피 지수는 1,124에서 2,030으로 80.5% 상승했고, 전체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도 622조 원에서 1,316조 원으로 111.6% 늘었다.
그러나 이같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워크아웃과 주가하락, 인수합병 등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한 업체가 10개였고, 시가총액이 쪼그라든 대기업도 24개나 됐다.
시가총액 증가율이 코스피 상승률을 밑돈 기업 42개까지 합치면 총 76개로, 1조 클럽 회원사 155개 중 절반인 49%의 시총이 평균 이하를 기록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2008년 IT전기전자 → 조선·기계·설비 → 철강 → 통신 → 석유화학 → 건설 → 식음료 순으로 시총이 높았으나, 올 10월말 기준으로는 IT전기전자 → 자동차·부품 → 석유화학 → 문화콘텐츠와 정보서비스 → 조선·기계·설비 → 보험 → 철강 순으로 지각변화가 일었다.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문화콘텐츠와 정보서비스, 보험 등은 약진한 반면 조선기계설비 철강 통신은 뒷걸음질 쳤다.
5년 동안 시총 1위를 휘어잡은 업종은 IT전기전자였다.
IT전기전자 업종의 1조 클럽 회원사는 5년 새 8개사에서 10개로 늘었고, 시가총액도 96조 5천억 원에서 282조 1천억 원으로 192.3%나 급증했다.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1조 클럽 회원사가 5년 새 4개에서 10개로 늘었고,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도 18조 8천억 원에서 133조 6천억 원으로 무려 609.6%나 급증했다.
5년 전 존재감도 미미했던 네이버, SK브로드밴드 CJ E&M, 엔씨소프트 등 문화콘텐츠와 정보서비스 업종은 5년 새 1조 클럽 회원사가 5개에서 16개로 늘었고, 시가총액도 13조 6천억 원에서 56조 9천억 원으로 317.9%나 급증하며, 석유화학에 이어 업종 분야 4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잇단 상장으로 시장 규모가 커진 보험업종도 5년 새 1조 클럽 회원사가 4개에서 9개로 늘고, 시가총액 역시 12조 4천억 원에서 50조 6천억 원으로 306.5% 급증하며 업종 규모 12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통신은 1조 클럽 회원사가 5개에서 3개로 줄고 시가총액 합계도 37조 5천억 원에서 32조 8천억 원으로 12.7%나 줄어들며 ‘감소율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은행 역시 1조 클럽 회원사가 2개에서 1개로 줄고, 시가총액 합계도 7조 5천억 원에서 6조 7천억 원으로 10% 줄었다.
이밖에 여신금융(0.9%), 운송(3.1%), 증권(5.3%), 철강(19.1%), 조선·기계·설비(24%) 등이 전체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턱없이 못 미치는 미미한 성장률로 바닥권을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