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가 8일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에 보낸 편지 일부.
제주해군기지 갈등과 관련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해군참모총장과의 만남을 거부했던 강정마을회가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4일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았다.
취임후 첫 방문이었다.
하지만 강정주민과 면담하려던 계획은 반대주민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그런데 나흘이 지난 8일 강정마을회는 황 총장에 편지를 보냈다.
핵심적인 내용은 해군과 대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기존과는 달리 편지내용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해군기지 건설 갈등을 끝내고 대화국면으로 갈수 있다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지난 2007년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예정지로 확정된 이후 극심한 찬반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그러나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은 분명히 했다.
우선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각종 절차를 위반한 것과 토지강제수용이나 공사착공에 앞서 거짓말한 부분에 대해 정부와 해군이 공식사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하다 사법처리된 주민과 활동가들에 대해 전원 석방은 물론 사면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군관사와 진입도로 건설 문제는 해군기지 갈등과 분리해서 논의하자는 조건도 붙였다.
강정마을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언제든 만나겠다며 대화를 할때는 책임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완전 공개하자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