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버티자' 프로배구 7구단 러시앤캐시는 주전들의 줄부상과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10일 삼성화재전까지 초반 2연패에 빠졌다. 사진은 김세진 감독의 모습.(자료사진=러시앤캐시)
'2013-2014 NH농협 V리그' 러시앤캐시-삼성화재전이 열린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 경기 전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은 안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얼굴이 많이 상했죠?"라고 되물었다.
그러고 보니 김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정상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른바 국가대표 출신 '경기대 3인방' 중 송명근을 제외한 세터 이민규, 레프트 송희채가 부상으로 빠진 데다 중고참 강영준도 전날 훈련 중 발목을 다쳤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바로티도 체력과 기량 미달을 드러내고 있다. 김감독은 "이미 다른 리그도 시즌이 시작돼 교체도 어렵다"면서 "이대로 끌고 가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창단과 시즌 합류까지 촉박한 일정으로 손발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상황이다.
김감독은 현역 시절 사령탑이던 신치용 감독과 첫 사제 대결에 대해서도 "그런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면서 "첫 승은 2, 3라운드나 돼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김감독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냈다. 러시앤캐시는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0-3(21-25 11-25 21-25) 완패를 안았다.
지난 5일 대한항공과 첫 경기에서 접전 속에 1-3으로 지면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끝내 주전들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범실에서 22-15를 기록하며 한계를 절감했다. 송명근이 10점에 머물렀고, 바로티는 7점 공격 성공률 30%에 머문 뒤 아예 3세트에는 빠졌다.
지난 6일 LIG손해보험에 일격을 당했던 삼성화재는 2승(1패)째를 올리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찾았다. 레오와 박철우 쌍포가 각각 24점, 13점을 터뜨렸다.
1세트 러시앤캐새는 14-13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이후 잇딴 실책 등으로 14-16으로 뒤져 승기를 잃었다. 2세트는 실책에서 상대보다 5개 많은 8개를 저지르며 11-25로 허무하게 내줬다.
3세트에서 러시앤캐시는 19-19 접전을 이어가며 마지막 불꽃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김규민의 서브 실패에 이어 마지막 희망 송명근의 공격이 범실과 상대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되며 무릎을 꿇었다.
김세진 감독은 그러나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기술적인 면에서는 어렵겠지만 힘에서는 다른 팀에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이어 "아직은 테스트 기간이고 포지션 별로 실험 중"이라면서 "고비에서 부담을 떨치고 밀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인천 홈에서 우승후보 현대캐피탈을 3-1(26-24 21-25 25-23 25-22)로 눌렀다. 마이클(30점)-신영수(17점)-곽승석(10점)이 공격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46점, 공격 성공률 63.63%로 맹활약했지만 범실에서 29-17로 무너졌다. 2승1패 동률을 이룬 대한항공(7), 현대캐피탈(6), 삼성화재(5)은 승점 순으로 1~3위가 됐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을 3-2(25-21 20-25 23-25 25-27 15-6)로 힘겹게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카리나(30점)-박정아(18점)-김희진(19점) 등 삼각편대가 맹위를 떨쳤다. 흥국생명은 바실레바(42점)가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