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그리피스 전 미국 육군참모차장은 17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철수의 가장 첫 번째 수순이 바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육군 대장 출신으로 한국에 두차례 복무한 적이 있는 그리피스 전 차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작권 전환 이후에는 소위 '미끄러운 비탈길'(Slippery Slope)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일단 전작권이 전환되면 주한미군 감축 논의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역은 아니지만 미군 지휘부에 속했던 4성 장군 출신 인사가 전작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리피스 전 차장은 "미국은 현재 미군 기지를 전체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문제는 미국 본토의 기지를 폐쇄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쉽지 않으며 해외 주둔 미군의 철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치인들은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하는 문제보다는 지역구민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해 본토 내의 기지를 지켜내는데 신경쓰고 있다"며 "앞으로 주한미군을 철수하라는 압력이 미국 의회로부터 더욱 증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유럽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시킬 때에도 이 같은 정치적 고려가 크게 작용했다"며 "미국 정치인들이 본토내의 미군 기지를 보호하면서 그 대신 유럽에 주둔해온 미군을 철수하라고 압력을 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예산을 특정한 목적 하에 감축할 수 있다고 보지만 동시에 우리의 결정적 국가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따져서 '전략적 사고'를 해야할 시점"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아태 지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해왔고 태평양 지역에 결정적 국가이익이 있다고 본다면 주한미군이 하는 일을 섣불리 바꾸거나 감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