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국정 최대 목표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주목받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근로자가 원하는 근무시간을 선택해 하루 4시간에서 6시간 정도를 일하는 새로운 형태의 고용형태를 말한다.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는 최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시간선택제일자리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총 1만65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결혼과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경력 단절 여성들과 은퇴한 중장년층들에 반가운 소식이다.
루디윌러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 사회학부 교수는 최근 노사발전재단이 주최한 국제세미나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90년대 네덜란드 일자리 기적의 촉매제 역할을 담당했다"며 "도입 초기, 노조입장에서는 시간제 확산으로 인한 유연성 증가가 전일제 근로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고 사용자는 채용 및 훈련 비용의 증가를 우려함에 따라 제도 정착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서비스산업 및 여성근로자들이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증가한 시간제 일자리는 1990년대 네덜란드 일자리 기적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제근로가 남성에게는 거쳐가는 일자리로, 여성에게는 막다른 상황에서 션택해야 하는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는게 현실. 이것이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자유의지에 따라야하며 개인의 발전과 경력 개발의 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 또 높은 지위와 더 나은 근무조건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져야 하겠다.
■ 삼성, 시간선택제 일자리 6000명 채용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등 20개 계열사, 총 120개 직무분야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해 총 6000명(개발지원 140명, 사무지원 1800명, 생산지원 500명, 판매/서비스 500명, 환경안전 1300명, 보육교사·간호사·통역 등의 특수직무 50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주요선발대상은 개인 및 가정생활과 일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다양한 계층으로 특히 결혼과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후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 승진과 높은 연봉보다는 여유있고 보람찬 제 2의 인생을 희망하는 퇴직한 장년층을 주요대상으로 한다. 특히 선발인력의 일부를 55세 이상의 중장년층에 할당해 은퇴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이들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은 우선 18일부터 삼성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받고 다음달 서류전형, 내년 1월 회사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고용노동부 주관의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에 참가해 선발직무와 채용에 관해 상세히 안내하고 현장에서도 채용활동을 진행한다.
삼성은 이번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원칙 아래 기존 근로자 대비 높은 유연성을 바탕으로 근무시간에 비례하는 적정한 처우를 제공하며 개인의 여건에 따라 하루 4시간 또는 6시간의 근무시간과 오전 또는 오후 등 개개인의 여건에 맞는 근무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업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직무별로 근무시간대를 정해놨으며 선발시 지원자가 본인에게 편리한 시간대의 근무가 가능한 회사와 직무를 선택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개인의 여건에 따라 근무시간을 선택하는 것 이외에도 직무 특성에 따라 재택근무도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개인생활과의 조화를 위해 정해진 그누시간 이후에는 잔업이나 특근없이 운영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처우는 해당 직무의 가치에 따라 급여수준이 결정되고 근무시간에 비례해 지급된다. 복리 후생도 근무시간에 비례해 적정한 수준으로 지원한다.
다만 삼성 측은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고용형태를 도입해 실시하게 됨에 다라 채용시점에서는 우선 2년 계약직으로 고용한 뒤 일정 수준의 업무능력을 갖춘 사람들의 지속 고용을 보장함으로써 고용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 측은 이번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으로 인력 다양성을 확대해 조직의 창의성을 높이고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조성하고 맞벌이 기회 제공을 통해 가계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근로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 은행권 최초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500명 채용 신한은행은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자 2016년까지 총 500여개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18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육아 및 가사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사회에 다시 진출해 꿈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입출금 및 제신고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제 Retail Service직(정규직으로 이하 시간제 RS직)을 채용한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200명, 2015년 200명, 2016년 100명 수준으로 총 500여명의 시간제 RS직을 채용한다.
시간제 RS직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반적인 생활패턴을 고려해 오후 4시간만 근무하며 정년이 보장되고 근로시간에 비례한 연봉, 중식대와 교통비를 100% 지급 받고 기존 전일제 직원과 동등한 수준의 복리후생 혜택을 적용 받는다.
신한은행은 오는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은행권으로는 유일하게 채용 상담을 진행 다음달 16일부터는 신한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