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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기업구조조정, 오너 희생이 대세?

    금융당국, 심계열사 매각 압박

     

    동부그룹이 핵심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매각을 발표한데 이어 금융당국이 현대그룹에 현대증권의 매각을 주문하는 등 오너의 희생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이 몰아치고 있다.

    금융당국이 동양사태이후 유동성 위기 징후가 있는 대기업에 대해 알짜기업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간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돌려막기, 주식을 담보로 한 자금지원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게 당국의 시각이다.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구조조정 방식을 앞으로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대기업의 구체적인 자구계획까지 점검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동부그룹이 지난 10년간 2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으며 키워 온 동부하이텍을 팔기로 한 배경에는 동부그룹의 자구책을 놓고 수차례 걸친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고강도 구조조정 요구가 자리잡고 있다.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 포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당국이 오너의 희생을 강력히 압박한 결과물이다.

    채권은행단도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담보하기 위한 깐깐한 심사에 나서고 있다.

    선제적 대응에 실패해 제2의 동양사태가 발생할 경우 돈을 빌려준 은행도 관리부실에 따른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무구조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상선을 주력사로 둔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은 채권단의 냉랭한 반응을 마주해야 했다.

    현대상선은 내년에 주채무계열 대기업 지정 가능성이 높고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산업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을 지원받아 사실상 당국과 채권단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당장 유동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50%매각 등 자체적으로 마련중인 자구책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어서 당국과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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