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징계안의 28일 국회 윤리특위 상정이 무산됐다. 이는 민주당의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후 3개월간 징계안의 윤리특위 상정이 보류된다.
당초 새누리당은 이날 단독으로 윤리특위를 소집해 이 의원의 징계안을 상정하려 했으나, 민주당이 회의시작 2시간 전에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구하면서 불발됐다.
새누리당 소속 장윤석 윤리특위 위원장은 "오늘 심사가 예정됐던 징계안 19건 전체에 대해 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 7인에 의해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가 있으므로, 일괄 상정해 대체토론을 마친 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안건조정위는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도입됐다. 상임위에서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경우 여야 동수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3개월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결국 이 의원 징계안은 앞으로 90일간 윤리특위 상정이 불가능하다.
윤리특위는 여야 간사간 협의를 거쳐 양당의 조정위원 명단 작성이 완료되는 대로 안건조정위를 가동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에게 안건조정위 구성요구 철회를 촉구했다.
남경필 의원은 "야당의 요구는 정말 납득하기 어렵고 분노가 일어난다"며 "안건조정위 조항을 만든 철학적 배경은 국회가 소모적 논쟁을 말자는 데 있었지, 아예 논의를 막으려고 악용하도록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한 방탄국회, 민주당에 의한 방탄국회"라며 "민주당은 조정위 구성요구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세연 의원도 "국회선진화법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이런 시도는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며 "성숙된 국회 운영을 위해 마련된 제도를 악용하는 처사가 되풀이 않기 바라고, 민주당은 하루 빨리 안건조정 요구를 철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