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9개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수입에 따른 금융제재의 예외 적용을 내달 2일부터 180일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이란산 원유 수입물량을 크게 줄인 중국, 인도, 한국, 터키, 대만 등이 국방수권법에 따른 제재의 적용 예외 자격을 다시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스리랑카 등은 더 이상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다면서 역시 예외 적용을 연장했다.
한국은 지난해 6월 국무부로부터 이란 제재 조항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에 따른 금융 제재를 180일간 적용받지 않는 이른바 '예외국가'로 지정됐으며, 같은 해 12월과 올 6월 2차례 예외적용이 연장된 바 있다.
케리 장관은 "이들 9개 국가가 예외국가로 지정되는 것은 이번이 4번째"라면서 "이를 의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 제재의 효과는 최근 이란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이란에 대한 기존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최근 이란과 이른바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의 핵협상 타결을 언급한 뒤 "이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1년 12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미국과 금융 거래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201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면서 일부 국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항목(제1245조)을 마련했었다.
이 제재 규정은 제3국 금융기관이 원유 수입 등을 위해 이란중앙은행 등 이란 금융기관과 '상당한 거래'를 하면 제재를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이란 정부의 핵개발 등을 위한 돈줄을 옥죄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