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원실 제공
지난해 대선에서 48.02%의 득표율을 올렸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1일, 출간을 앞둔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고 비판하면서 “편가르기와 정치보복이 횡행한다. 정치에서 품격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이날 저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발췌본 형태로 일부 내용을 공개하고 “지금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서 때이른 권력의 폭주를 느낀다. 박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저와 경쟁했던 박근혜 후보와 다른 분 같습니다. 그때 박근혜 후보는 국민들의 뜻에 자신을 맞추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은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습니다. 박대통령이 후보시절 강조했던 국민통합과 상생도 오히려 더 멀어졌습니다. 편가르기와 정치보복이 횡행합니다. 정치에서 품격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지금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서 때 이른 권력의 폭주를 느낍니다. 제 생각이 잘못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가 박근혜 정부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전망이 성급한 오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임기가 아직도 4년 넘게 긴 시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의 초심으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지난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평소 실력 부족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준비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거기에 국정원의 대선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발표 등의 관권개입이 더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평소 실력 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준비 부족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국정원의 대선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 발표 등의 관권 개입이 더해졌을 뿐입니다.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을 총체적으로 놓고 보면, 저는 역시 준비와 전략이 부족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대편이 NLL 공세나 종북 프레임 등 흑색선전까지 미리 준비한 전략에 따라 선거를 이끌어간 데 비해, 우리는 공을 쫒아 우르르 몰려가는 동네 축구 같은 선거를 했다는 느낌입니다. 후보인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민주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소에 놀다가 벼락치기 준비로 시험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그때 벼락치기로 준비했던 일들을 5년 내내 하면 됩니다.”그러면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어떻게 하든지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박근혜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정통성에 대한 공격을 자초하고 있다”면서 “지난 정권의 잘못이 현 정권의 더 큰 잘못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책임론을 강조했다.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과거 독재정권들도 하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당장 2017년 대선에서 불법관권선거를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지적했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도 언급했다.
문 의원은 저서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종북 공세’와 ‘편가르기 인사’를 지적한 뒤 “국민통합에 실패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국민통합을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같은 실패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종북’ 공세는 더욱 위세를 떨칩니다. 인사에서부터 철저한 편 가르기가 횡행합니다. 최소한의 지역 안배조차 실종됐습니다. 분열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선 때는 국민통합을 그토록 소리 높여 외치더니, 막상 당선되자 국민통합이란 말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국민들과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 불통의 정치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통합은 더 멀어졌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대응도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멉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정원을 바로 세우자는 국민들과 야당의 요구를 대선불복으로 규정하는 것은, 48%의 국민을 끌어안는 자세가 아닙니다. 아직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말하기는 이를지 모릅니다. 그러나 국민통합에 실패한다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처럼 국민통합을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같은 실패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문 의원은 이와 함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을 공식화한 신당과 관련해 대안 정당을 만들려는 노력이 상당한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현실 정치 속에서 압도적인 새누리당과 맞서려면 결국은 언젠가 민주당과 힘을 합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민주당의 혁신을 통한 경쟁을 주문했다.
문 의원은 저서의 말미에서 “저와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 법입니다. 저와 민주당이 다시 희망과 믿음을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필요한 것은 희망입니다.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입니다. 끝이 다시 시작입니다.”고 매듭지었다.
저서는 <1부 폐허에서 피어나는 희망,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2부 피, 땀, 눈물이 지나간 자리,《운명》에서 대선까지의 기억과 기록>, <3부 아픔은 견디는 것이다, 무엇이 부족했는가>, <4부 끝은 시작이다,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