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기정, 김현 의원.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여야 의원에 따라 '서면조사-소환 조사'를 벌여 형평성 논란을 일으킨 검찰이 이번에는 같은 소환조사를 놓고도 편파적인 모습을 보여 ‘권력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 사건' 관련자인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해 소환조사 전에 질의서를 보내고 수차례 일정조율 끝에 조사를 진행한 검찰이 '국가정보원 여직원 감금 의혹 사건' 관련자인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소환일정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대선·정치개입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 부장검사)은 27일 민주당 강기정 의원에게 2일 오전 10시, 문병호 의원은 2일 오후 2시, 이종걸 의원은 3일 오전 10시, 김현 의원은 3일 오후 2시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강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고, 김 의원은 "소속된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고 문 의원과 이 의원 측 역시 국회 일정이 잡혀있다고 전했다.
검찰이 해당 의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일정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소환일정을 통보했기 때문에 이들 의원들은 이 날짜에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소환을 통보한 일자는 의원들이 속한 상임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어 검찰이 의원들의 의정활동까지 막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해선 의정활동 일정에 맞춰 세밀하게 날짜를 조율해 준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최성남 부장검사)는 대화록 유출 혐의로 고발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정문헌 의원에 대해 일정 조율 끝에 각각 13일과 19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정문헌 의원. (자료사진)
이진한 2차장검사는 김 의원이 소환된 13일 기자들과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김무성 의원이 주중에 일정이 꽉 차서 주말에 조사할 것인가 다음주에 조사할 것인가 (조율)하다가 오늘 하루 일정을 뺀 것"이라면서 "국회의원은 일정을 본인들 마음대로 변경하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당초 이들 의원에 대해 서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대화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인 민주당 문재인 의원에 대해 소환조사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형평성 논란이 일자 뒤늦게 이들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고발당한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에 대해서는 김 의원 등과 같은 주에 소환한다고 해놓고 서 의원 측과 어떤 일정 조율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