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결혼한 남녀들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해도 장차 결혼 생활이 행복할지 불행할지를 직감으로 느낀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 스테이트 대학(FSU) 과학자들은 결혼 6개월 미만의 신혼부부 135쌍을 대상으로 첫 설문 조사를 하고 이후 4년간 6개월마다 후속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처음 결혼에 관해 말로 표현한 느낌은 실제 결혼 생활 만족도와 관계가 없는 반면 상대방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응이 훗날 만족도와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사이언스지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신혼부부들은 대체로 말로 표현하기를 꺼리거나 표현하지 못하지만 이들이 상대방에 대해 보이는 자동적인 평가는 장차 결혼생활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는 이들이 결혼생활에 대해 구두로 표현하는 느낌, 즉 의식적인 태도는 이들의 무의식적인 느낌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실제로 장기간에 걸친 이들의 행복도를 예측하는 것은 의식적인 태도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반응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누구나 결혼생활이 행복하기를 원하며 결혼 초기에는 많은 사람이 이를 의식적인 수준에서 스스로에게 확인시켜 줄 수 있다. 그러나 자동적인 반응, 즉 무의식적인 반응은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바에 영향을 덜 받는다. 사람들은 많은 희망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것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관계 만족도와 특정한 관계 문제의 심각성을 질문하고 결혼생활에 대한 의식적인 평가를 내리도록 했다. 평가 방식은 '좋다' '나쁘다', 또는 '만족스럽다' '불만족스럽다' 등 상반되는 형용사 15쌍에서 하나씩을 고르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연구 결과는 신혼부부들의 직감적인 반응, 즉 반사적인 태도를 조사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에게 배우자의 사진을 컴퓨터 화면으로 0.3초 정도 휙 보여줬다. 이어 'awesome'(멋져), 'terrific'(대단해) 등 긍정적인 형용사와 'awful'(괴상해), 'terrible'(끔찍해) 등 부정적인 형용사들을 제시하고 키보드를 눌러 이들 단어가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답하도록 했다.
이는 쉬운 작업이지만 배우자의 사진을 휙 보여주면 상대에 대한 자동적인 태도에 따라 그 다음 문제에 대한 반응 속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대방에 대해 매우 긍적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은 '멋져' 같은 단어가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음을 재빨리 지적하지만 '괴상해' 같은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는 긍정적인 무의식적 태도가 이와 일치하는 인지 과정을 용이하게 만드는 반면 일치하지 않는 인지 과정은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긍정적인 무의식적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긍정적인 단어를 매우 잘 처리하지만 그런 긍정적 태도가 활성화했을 때는 부정적인 단어를 잘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