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에 절망해 음독자살을 기도했던 유한숙(71) 할아버지가 끝내 숨지자 경남 지역 정당·시민단체들이 "죽음으로 내몬 타살"이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은 안된다"며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대책위는 6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0월 공사를 강행했을 때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까 우려했지만 정부와 한전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며 "공사 명분을 잃었을 때에도 계속 불도저처럼 공사를 밀어붙이더니 결국 주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그러나 한전은 사죄는 커녕 최소한의 애도를 표하는 모습없이 이 순간에도 공사를 강행하고 있고, 경찰도 특정 사안으로 음독하지 않았다며 진실을 덮어버리고 왜곡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한전은 경찰을 앞세워 공사를 강행하고, 결국 그 폭압으로 인해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고인의 뜻을 왜곡하지 말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도 논평을 내고, "자신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국민을 정작 죽게 만드는 나라가 무슨 국가인가"라며 "국민의 삶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고, 국민의 절규를 오히려 짓밟는 나라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비판했다.
통진당은 "박근혜 정부와 한전, 밀양시는 또 한 분의 아까운 생명을 죽음으로 내몬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한다"며 "살인적이고 폭력적인 공사 강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성명을 내고 "유한숙 어르신의 사망은 주민들의 처절한 공사중단 목소리를 외면하고 폭력적으로 공사를 강행한 경찰과 한전이 공범으로 자행한 타살"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민노총은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주민들을 다 죽이겠다는 것과 같다"며 "열심히 땀 흘려 일하면서 살겠다는 밀양의 주민을 한전과 경찰은 더 이상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 할아버지는 송전탑 공사에 절망해 지난 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자신의 집에서 음독 자살을 기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일 새벽 치료 도중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