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선중앙TV/통일부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이 북한 권력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체로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 쪽으로 예측되지만, 체제 불안정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9일 장성택 부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체포되는 모습을 공개했다.
8일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장성택 부위원장이 앞자리에 앉아 있다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가안전보위부원 두 명에게 체포되는 모습이 방영됐다.
지난해 리용호 총참모장은 해임조치만 했을 뿐, 체포장면 공개까지는 하지 않았다.
장성택 핵심 측근 두명을 공개처형한 데 이어 장성택의 체포장면을 공개한 것은 김정은이 유일지도체제를 굳혀가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또한 경제난으로 당정군의 비리 간부들에 대해 고조된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일벌백계 차원의 공포정치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 중앙위 정치국이 정치적 결정서에서 장성택의 여자문제, 술집출입과 향응 등 온갖 비리행위를 낱낱히 까발린 것도 장성택을 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까지 매장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 중앙위가 장성택의 측근들에 대한 숙청을 예고함에 따라 장씨 측근 중 고위급인 지재룡 주중 대사의 거취가 주목된다.
그리고 장성택 측근 세력은 대부분 장씨가 부장으로 있던 행정부의 중간간부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국투자유치와 관련된 인물들 중 일부는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거나 가혹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장성택의 숙청이 체제공고화로 가느냐, 체제 불안으로 가느냐 전망이 엇갈린다.
장성택의 숙청으로 북한 엘리트들에게 불안감을 주어 충성경쟁을 유도하고,김정은에게 권력집중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의 숙청으로 인해 잔존 파벌이 사라져 김정은 체제가 좀더 공고화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체제불안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즉, 장성택 제거가 권력 공고화로 이어질지, 독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장성택 숙청으로 영향력이 커진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면 정권 불안정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성택의 숙청은 개혁·개방정책과 대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각에서는 장성택 행정부장이 중국과 연결역할을 하고, 남북대화, 대미협상 등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숙청이 북한의 외교와 북중경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RELNEWS:right}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장성택 부장의 발언권이 약화됐던 점 ,북한의 대내외 주요 정책이 협의기구를 통해 결정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정창현 민족 21 대표는 "김정은 제1비서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내각책임제 확대, 사회주의 경제관리개선 조치의 확대, 경제특구 확대 정책 등은 단기간의 조정을 거쳐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대표는 "다만 대미, 대남 정책은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강경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