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수상자 박용택. (윤성호 기자)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된 박용택(LG)은 눈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물론 타격왕에 올랐던 2009년과 지난해에도 골든글러브를 받았지만, 올해는 유독 가슴에 와닿는 박용택의 골든글러브였다.
박용택은 10일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뒤 "팀 성적이 좋기는 좋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정규시즌 2위라는 성적을 내서 상을 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용택은 올해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8리(4위), 156안타(2위), 79득점(5위), 출루율 3할9푼3리(10위)를 기록했다.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손색 없는 기록이었고, 유효표 323표 중 197표를 받아 손아섭(롯데), 최형우(삼성)과 함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었다.
기쁜 순간이지만 박용택은 "울어도 되나요"라면서 공식적으로 물어보고서는 눈물과 함께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11년 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삼켰던 설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사실 LG가 2등을 해서 야구장에서도 울고, 이 자리에서도 우는 것이 지나고 보면 나도 웃길 것 같다"면서 "앞에 (최)형우도 있고, (박)한이형도 있는데, 나보다 1년 먼저 프로에 왔는데 벌써 6번이나 우승했다"고 말했다.
데뷔 이후 첫 포스트시즌. 비록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두산에게 덜미를 잡혀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박용택에게는 '한'을 풀 수 있었던 2013년이었다.
박용택은 "가슴에 맺힌 것이 많았는데 올해 어느 정도 풀었던 것 같다"면서 "팀을 멋지게 만들어준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골든글러브만큼이나 값지고, 뜨거웠던 박용택의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