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회가 이웃 우크라이나 야권 시위대의 레닌 동상 파괴 행위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 독립국가연합(CIS. 옛 소련국가 모임) 위원회 위원장 레오니트 슬루츠키는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시위 사태와 관련한 하원 성명 채택 논의 과정에서 레닌 동상 파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야만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동상 파괴와 서방 비정부기구(NGO)들의 자금 지원을 받는 깡패들의 모든 난동 행위는 단호히 비난받아야 한다"면서 "러시아 하원은 형제 국가인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무관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자국 국민을 위해 유럽화 과정을 중단하고 국가 발전 방향을 재고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하지만 "(서방의) 도발과 압력의 결과 우크라이나에서 인간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고 도덕과 윤리가 짓밟히고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야권과 이들을 옹호하는 서방 국가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앞서 지난 8일 키예프 시내에서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 무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우크라이나 야권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가 시내 '베스사라프스카야' 광장에 세워져 있던 레닌 동상을 무너뜨리고 망치로 깨부수는 난동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