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정식 의원. 자료사진
과세기반 확대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생계형 폐지수집 노인들에게 피해를 줘가면서까지 폐자원 업계에 대한 세금 혜택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재활용폐자원에 대한 의제매입 세액공제율을 3년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11일 밝혔다.
의제매입 세액공제란 세금계산서 등의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매입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결국 의제매입 세액공제율을 축소한다는 것은 재활용폐자원 업계로부터 세금을 더 많이 거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재부는 과세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재활용폐자원에 대한 부가가치세 공제율을 기존 5.7%에서 2.9%로 절반가량 대폭 삭감하기로 했었다.
이렇게 되면 고물상이 생계형 폐지노인에게 지불하는 폐자원 매입단가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자원재활용연대의 설문조사를 보면 제도 변화로 고물단가가 kg당 20~30원씩(폐지 100원→80원, 플라스틱 150원→130원, 고철 200원→170원)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고령자들은 175만명에 이르며, 이들의 한 달 수입은 26만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세법이 바뀌면서 폐지노인의 월수입이 26만원에서 4만5000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이에 같은 우려에 따라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변했으나 이번 조정식 의원에 대한 서면답변을 통해 그 같은 약속이 공수표였음을 실토한 셈이다.
자원재활용연대 봉주헌 대표는“박근혜 정부는 재활용업계를 지하경제의 한 축으로 보고 재활용업계와 폐지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리한 세수 쥐어짜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대기업,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철회는 없이 영세한 재활용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부담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정의롭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