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장성택 처형과 관련 긴급소집된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3일 북한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남북관계는 오히려 특이동향 없이 평온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어떻게 보면 북한 내부에서 굉장히 충격적 사건이 발생하는 것과 다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측이 전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제4차 회의를 19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해왔고, 우리 측이 제의한 G20 및 국제금융기구 대표단의 19일 개성공단 방문을 수용한 점도 언급했다.
류 장관은 다만 “사실이 그렇다는 말”이라며 “장성택 처형과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 대내외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좀 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성택 처형에 대한 해석을 놓고는 ▲장성택을 처형할 정도라면 대규모 숙청이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와 ▲장성택만 처형해 조기에 이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 “두 가지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다 있다”고 류 장관은 견해를 밝혔다.
장성택의 해외주재 측근 등의 망명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사태를 잘 지켜봐야 한다”면서 북한 부총리급 인사 망명설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와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의 행방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최근 장성택 실각설과 장성택 처형 등이 국정원의 국회 보고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데 대해서는 “정보당국이 발표하는 게 좋은지 통일부가 발표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통일부가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북한 관련 사항은 정보원장이 국회에 보고할 수 있지만 가급적 주무부처인 통일부나 국가안보실장 등 책임자가 국민께 밝히는 게 투명하고 안정감이 있는 것 아니겠냐”는 질문을 건네자,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류 장관은 “최근 북한 내에서 전개되는 일련의 사태에 깊은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차분한 가운데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