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KCC의 경기 도중 애런 헤인즈와 충돌해 부상을 당한 김민구가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코트를 떠나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농구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두 눈으로 믿기 힘든 광경이 코트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와 전주 KCC의 경기.
2쿼터 중반 SK의 속공 장면에서 뒤따라가던 KCC의 신인 가드 김민구와 SK의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가 충돌했다. 그런데 둘의 동선이 겹쳐 우연히 발생한 충돌이 아니었다.
헤인즈는 팔꿈치를 들고 몸의 중심을 실어 김민구를 강하게 밀었다. 김민구는 코트에 쓰러졌고 고통은 참지 못하며 괴로워했다.
KCC 코치들은 김민구를 가격한 헤인즈의 행동은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 김선형이 레이업을 시도하는 장면을 보느라 충돌 상황을 보지 못했다는 허재 KCC 감독도 "고의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CC 관계자는 "김민구가 헤인즈에게 맞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명치에 충격을 받았다. 라커룸에서도 한동안 호흡하기를 어려워했다. 경기장을 떠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명치 부분을 만지며 괴로워했다. 큰 부상이 아닌 것 같아 다행이지만…"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KCC는 헤인즈의 행동이 100% 고의였다고 확신하고 있다. 누가 봐도 고의가 아니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농구 팬들은 헤인즈의 행동이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악의적인 것이었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 당시 김민구는 천천히 뛰어가고 있었다. 만약 전력질주를 하다가 부딪혔다면 선수 생명을 위협할만큼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헤인즈는 경기가 끝나고 김민구에게 사과하기 위해 KCC 벤치를 찾았지만 김민구와는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의 불만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헤인즈의 가격은 페어플레이 정신에서 어긋난, 코트에서 해서는 안될 행동이라며 분노했다. 둘째, 헤인즈의 행동은 퇴장을 당해 마땅하나 그 어떤 심판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KCC는 한국농구연맹(KBL)에 심판설명회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KCC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의 척 퍼슨 코치도 헤인즈의 행동에 분노를 참지 못했다. 퍼슨 코치는 "만약 NBA 코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최소 5경기 출장 정지에 2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2만달러는 한화로 약 2,106만원의 거금이다. NBA 선수들의 연봉 수준이 KBL보다 높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