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성택 숙청 사건에 대해 "내부사무(일)"라며 관망태세를 보여온 중국이 최근 들어 북한정세의 변화 여부에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관영매체 등은 "북한의 나쁜 버릇을 그냥 놔둬서는 안된다"며 장성택 사건에 대한 비판기사도 내놓고 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3차 핵실험 이후 악화된 북중관계가 한층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16일 장성택 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과 관련, "중국정부는 장성택 사건이 북한의 내부정세라는 기본적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서 "당장 중국의 대북정책에 큰 변동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중국당국자들이 비공식적으로는 "(북한상황을) 계속 보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성택 숙청사태 등과 관련, "북한정세에 중요한 변화가 출현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히고 북한의 대외정책 변화 여부에 대해 "현재 한층 더 (집중해)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요한 변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왕 부장 등의 이같은 언급은 사실상 중국이 장성택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정세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음을 시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장성택 사건이 표면화된 직후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원한다"며 북한정세의 불안정을 경계해온 관영매체들 사이에서는 비인도적 처형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14일 사설에서 "북한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대다수 중국인은 확실히 반감을 느끼고 있다"며 "평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북중 관계에 일정한 견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도와야 하지만 북한의 나쁜 버릇을 계속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며 "중국은 북한 내부의 일에 간섭하지는 않겠지만 이는 결코 중국여론이 장성택 죽음을 논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군의 한 장성은 북한의 핵보유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