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모 아파트에서 발생한 장애여성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장애인 강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3명이 추가로 구속기소됐다.
제주지방검찰청이 제주 아파트 장애인 성폭행 사건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모두 7명을 구속기소한 수사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특히 피의자가운데 고모(37) 씨 등 3명은 장애인 강간에 대한 공소시효 규정이 폐지되면서 추가로 구속기소됐다.
사연은 이렇다.
고 씨 등은 지난 2002년 4월, 제주시 모 아파트에서 지적장애 2급 여성 A(당시 23세) 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폭력범죄처벌법)상 특수강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관련 법률이 그대로 적용되면 고 씨 등의 공소시효는 지난해 4월이면 끝나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1월 17일 성폭력범죄처벌법이 개정되면서 장애인에 대한 강간죄는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고 씨 등의 범죄도 공소시효가 사라져 언제든 처벌이 가능해졌다.
법률 개정 이전에 시효가 만료됐다면 처벌할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법률 개정(2011년 11월)이후에도 시효 만료(2012년 4월)가 5개월이나 남아 있었기 때문에 처벌대상이 된 것이다.
제주지검 김희준 차장검사는 "공소시효 특례조항은 시효 완성 전 범죄에 적용하는 부진정 소급입법으로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범행 시점을 놓고도 혼선이 있었다.
제주지검에 따르면 당초 합동 강간 피의자들은 2명이었다. 이들과 피해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시점을 특정하려 했지만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오락가락했다.
검찰과 경찰은 피해 여성이 자녀를 출산한 점을 들어 임신주기를 역산했지만 피의자들의 DNA를 조사한 결과 친부는 없었다.
그런데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피의자가 나타났고 진술도 구체성을 띠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범행 시점을 2002년 4월로 특정했고 장애인 강간에 대한 공소시효 규정이 폐지되면서 3명 모두를 구속기소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제주지검은 해당 아파트 장애인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아파트 입주자 대표 박모(53) 씨 등 4명을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가운데 장애인단체 간부 이모(58) 씨는 최근 제주지법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아파트 주민 7명이 구속기소되면서 마무리된 이번 사건은 지난 2002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