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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네 아이 아빠' 이경수, 확 달라진 책임감

    • 2013-12-20 10:18
    '넷째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올 시즌 부상에도 팀을 위해 백의종군하고 있는 LIG손해보험 최고참 이경수.(자료사진=LIG손해보험)

     

    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이 지긋지긋한 4연패에서 탈출했다. 2라운드를 5위로 마무리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도 이어갔다.

    LIG는 19일 경북 구미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3-1 낙승을 거뒀다. 4위 대한항공을 5연패에 빠뜨리며 승점 차도 2로 줄였다. 3위 우리카드(9승3패)와 승점 차도 한 자릿수(9)로 줄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팀 내 최고참 이경수(34, 198cm)의 마음고생이 심했다. 주포 김요한(28, 200cm)의 부상으로 힘겨웠던 팀 분위기를 홀로 다잡았던 이경수였다. 더욱이 성치 않은 몸 상태에도 백의종군의 자세로 팀을 위해 뛰어왔다.

    이경수는 대한항공전에서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내며 연패 탈출의 숨은 공신이 됐다. 리시브 등 수비를 도맡으면서도 11점을 올리며 팀 공격에도 일조했다.

    이날 이경수는 팀 내 최다인 46개 리시브 중 30개를 완벽하게 세터에게 연결했다. 상대 공격을 걷어내는 디그도 9개 중 7개를 성공시켰다. 공격에서도 52.4%의 성공률도 속공을 주로 하는 센터 하현용(57.1%)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승부처인 4세트 20-19로 쫓긴 상황에서 어려운 오픈 공격을 코트에 꽂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경수의 든든한 존재감에 LIG는 3-1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득점왕에서 살림꾼으로 "팀 최고참 달라졌다"

    사실 이경수는 부상을 달고 뛰고 있다. 올 시즌 직전 훈련 중 입은 발목 부상으로 11월을 날린 뒤 완전치 않은 몸에도 비상시국인 팀을 위해 복귀했다. 발목은 물론 어깨도 통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경수가 살신성인하는 이유는 달라진 책임감 때문이다. 프로 원년인 2005년과 2005-06시즌 득점왕에 오르며 V리그 초창기를 주름잡았지만 어느 새 30대 중반. 9시즌 중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다. 한때 이기심으로 팀 워크에 저해된다는 평가를 떠나 세월의 무게를 인정하고 팀의 첫 우승을 위해 백의종군하고 있다.

    이경수는 대한항공전 승리 뒤 "팀에서 주포 역할 일선에서 물러나 서브와 수비를 전담하고 있다"면서 "몸도 성치 않고 공격 비중도 높진 않지만 내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동안 범실이 워낙 많아 힘들었지만 오늘 이기면서 포스트시즌 진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경수가 넷째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조금 더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이미 세 아들을 둔 이경수는 아내의 임신으로 내년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잘 하면 배구팀 하나를 만들겠다"는 농담이 나오고 있는 상황. 구단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며 흐뭇해하고 있다.

    이경수는 "솔직히 이제는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나이가 있어 오래 쉬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면서 "현재 60~70% 몸 상태이지만 공격보다 수비에서 팀에 공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IG는 3라운드 첫 경기인 24일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 김요한이 복귀할 예정이다. 이경수는 "요한이가 오면 아무래도 팀이 좋아질 것"이라면서 "팀이 조금씩 자신감이 붙고 있는데 끝까지 경쟁해보겠다"며 이를 앙다물었다.

    배구 명가 부활을 꿈꾸는 LIG의 최고참이자 네 아이의 아빠인 이경수. 과연 달라진 책임감의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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