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가 2% 넘게 급락하면서 올해 주식시장의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환율 불안과 증시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불안, 외국인 선물 매도 등을 급락의 원인으로 꼽으면서 새해 첫날부터 코스피가 급락한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작년 말 종가보다 44.15포인트(2.20%)나 급락한 1,967.19로 마감했고 코스닥은 3.71포인트(0.74%) 내린 496.28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장중 8천 계약에 육박하는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현물에서도 외국인들은 큰 폭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기관투자자들도 매도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율도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1,050원 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지는 등 원화 강세가 심화됐고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지며 엔저 공포가 확산됐다.
이런 환율 불안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이어져 이들 종목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이미 작년 말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선에 못 미칠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된 데다 환율이 계속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자 한 외국계 기관에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8조원 선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9조3천억원, 올 1분기는 9조7천억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키움증권과 LIG투자증권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이날 작년 말 종가보다 6만3천원(4.59%)이나 폭락한 130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자동차도 전 거래일보다 1만2천원(5.07%) 내린 22만4천500원에 마감했다.
하용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은 "오늘 코스피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4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면서 "특히 대장주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전보다 줄었고 영업이익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다른 종목들에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환율 불안에 따른 실적 부진 전망과 미국 양적완화 축소 개시로 인한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매도세와 수출주의 하락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급락이 구체적인 실체가 있는 악재 때문이 아니라 첫 거래일의 불안한 심리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환율로 인한 수출 종목의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외국인과 기관들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장 막판 불안심리가 확산됐다는 얘기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은 작년 10월부터 우려가 나왔었고 환율 부담도 새로운 악재는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악재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과한 반응이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