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교육부의 한국사교과서 특별조사가 학교장의 부당한 압력을 통한 교과서 선정은 도외시한 채 시민단체 등 외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형평을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총 20개교의 교과서 변경과정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 시민.교직단체 등의 압력이 가해져 일부 학교에서 교과서 선정을 번복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그러면서 이번 조사 범위가 한국사 교과서 선정 번복 사유와 번복과정에서 외부의 부당한 압력 행사 여부 등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를 선택할 때 재단측의 외압이 있었다는 현직 교사의 폭로 등이 있었는 데도 학교내에서 이뤄진 부당한 압력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이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이와 관련해 “학교 관리자나 또는 윗선에서의 압력을 행사했다고 하는 부분까지는 사실상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오히려 최초 선정과정에 지나치게 또 다른 부담을 주는 부분이 있어 불가피하게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내에서 비민주적으로 진행된 교과서 선정은 무시하고 외부 압력만을 문제삼는 교육부의 이중행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전교조는 “학교장과 이사장의 교과서 채택강요, 학운위 미개최, 순위 바꾸기 등 위법사항은 애써 눈감고 교학사 채택을 유도하는 교육부의 전례없는 특별조사가 외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특별조사에서 교육부는 이미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학교 뿐 아니라 철회를 고민하고 있는 학교에도 조사를 나갔다.
교육부가 교과서 선정을 번복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압력으로 비쳐질 수 있는 부분이다. 외부압력을 거론하면서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강조한 교육부 입장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교학사 교과서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등의 항의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교학사 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휩싸인 데다 오류 투성이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를 비판하는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고 외압논란을 만들어 본질을 호도하려 하고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이번 특별조사가 추후 똑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은 교육부가 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교육부는 교과서 수정.보완 과정에서 그동안 ‘교학사 구하기’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특별조사도 예외가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RELNEWS:right}
교과서 선정작업에 이어, 특별조사까지 한국사교과서 문제는 이제 마무리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교과서 파동의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위안부 피해자 등의 교학사 교과서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소송 결과가 남아있다. 여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 부활 논의를 제기한 데 대해 전교조 등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 찬반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