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시가 하얼빈역에 건립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19일 개관했다.(중국 웨이보 캡처)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역에 19일 안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이 전격 개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2시 하얼빈역에 중국 하얼빈시와 하얼빈시 철도국이 건립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식을 갖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기념관 공사는 그동안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채 진행됐다. 실무작업은 하얼빈시와 하얼빈 철도국 주도하에 이뤄졌다. 실제 이날 진행된 개관식에는 헤이룽장성 부성장을 비롯한 중국 측 인사들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사 기념관은 의거 현장 바로 앞에 있던 귀빈실 일부를 개조, 200여㎡ 크기로 지어졌으며, 참관자들이 기념관 내부에서 유리창 너머로 안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현장인 플랫폼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일생과 사상을 담은 사진과 사료 등이 전시됐고 일부에는 한국어 설명도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은 그동안 저격현장 플랫폼 바닥에 간단한 표시만 있던 안 의사 저격 현장 천장에 "안 의사 이등박문 격살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라는 설명 문구를 눈에 잘 띄게 걸어 놓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 의사가 한중 양국민이 공히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인 만큼 하얼빈역의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시 주석은 유관 기관에 검토를 지시했다.
한중 양국은 이후 물밑에서 관련 협의를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의거 현장 표지석 설치 요청을 받은 중국 정부는 표지석 설치 수준을 넘어 기념관을 건립으로 화답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브리핑에서 안 의사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고 "안중근 의사가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저명한 항일의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안 의사 기념관 건립은 역사 인식 문제로 일본과 갈등 관계에 있는 한중 양국의 공동 대응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