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국외에서 한국인이 납치되는 사건은 대부분 중동·북아프리카(아랍권)에서 일어났다.
특히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중에는 당사자가 희생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반향이 가장 컸던 사례로는 2004년 한국인 참수 사건과 2007년 샘물교회 봉사단 피랍 사건이 꼽힌다.
참수 사건은 2004년 5월31일 이라크에서 가나무역 직원인 김선일 씨가 현지 무장단체에 납치되면서 발생했다.
납치 세력은 한국에 이라크 파병을 중단하라고 협박하며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김씨의 동영상을 공개해 국내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한국 정부는 파병 철회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김씨는 피랍 22일 만에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샘물교회 봉사단 23명은 단기 선교 및 교육 봉사 등을 목적으로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 건너갔다가 입국 수일 만에 탈레반 무장단체에 붙잡혔다.
이 사건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한국인이 붙잡힌 사건 중 억류자가 이례적으로 많아 큰 관심을 끌었다.
피해자 대다수는 한국 정부의 중재로 풀려났지만 봉사단을 이끌던 배형규 목사와 단원 심성민 씨는 억류 중 탈레반에 목숨을 잃었다.
이 밖에도 2009년 6월 예멘에서는 의료 봉사를 하던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엄모(34·여)씨가 외국인 8명과 함께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2003년 이라크에서는 송전탑 복구 작업을 벌이던 오무전기 직원들이 고속도로 이동 도중 괴한의 총격을 받아 직원 2명이 숨지고 다른 2명이 다치는 변을 당했다.
가장 최근인 2012년 2월에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목사와 교회 장로 등 한국인 3명이 베두인족 무장세력에 납치됐으나 억류 하루 만에 석방됐다.
해적으로 유명한 소말리아에서는 선원 납치 피해가 잦았다. 화학물질 운반선 제미니호의 한국인 선원 4명은 2011년 4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배가 붙들리면서 1년7개월 동안 인질 생활을 해 소말리아 해적 사건 중 최장 억류 기록을 세웠다.
2011년 1월에는 한국 국적 화물선인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6일 만에 한국 해군의 진압으로 풀려났다.
'아덴만 여명'으로 불린 이 작전 도중 석해균 선장이 총격으로 크게 다쳤지만 수차례 응급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리비아에서 한국인이 피랍된 것은 19일 납치된 한석우 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처음이다.{RELNEWS:right}
비(非)아랍권 지역에서도 납치 피해는 적지 않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수차례 한국 기업 직원과 교민이 무장 세력에 억류됐다 풀려났고 작년 9월 케냐에서는 이슬람 극렬 무장단체가 쇼핑몰 인질 테러를 감행하면서 한국인 여성 1명이 숨졌다.
무장 단체와 범죄로 치안이 불안한 필리핀에서도 한국인이 납치됐다 석방된 사례가 일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