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근무한 한석우 코트라 무역관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리폴리 내 소규모 민병대 조직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리폴리에서 활동하는 민병대 실체와 그 현황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현지 언론과 리비아 당국 등에 따르면 리비아에서는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전역에 최대 1천700개의 무장단체가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 트리폴리에는 리비아 정부와 연계된 3~5개의 강력한 민병대 조직과 수십 개의 군소 무장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한 관장을 납치한 세력은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소규모의 민병대 조직으로 추정된다.
트리폴리의 각종 민병대와 무장단체의 네트워크는 매우 복잡하다.
이들 단체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전(前) 반군 소속 군인과 실업 상태인 자경단원, 리비아 내전 기간에 풀려난 죄수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단체 중에는 리비아 내무부가 임시로 구성한 '리비아 최고치안위원회(SSC)'도 포함된다.
SSC는 2011년 10월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 지시로 경찰 조직을 대신하기 위해 창설됐다.
리비아 내전 당시 반군으로 활동한 여러 민병대는 각 조직의 지휘관을 거쳐 리비아 내무부 산하 기관에 등록하는 대가로 체포와 구금, 조사 등의 권한을 부여받는다.
2012년 5월 기준으로 8천명 가량이 SSC에 가입했으며 매달 900달러 상당의 월급을 받고 있다.
리비아 국방부도 전국 각지의 민병대를 상대로 군사 조직을 대신할 정규군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적, 정치적, 부족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내부 권력 다툼이 계속되면서 경찰과 군대와 같은 국가 조직을 창설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트리폴리에서 가장 강력한 민병대 조직 가운데 하나는 '미스라타 여단'이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는 미스라타 출신이 주축이 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진탄 지역 출신으로 구성된 민병대도 주요 조직으로 분류된다.
트리폴리 다수의 민병대는 카다피 정권 보호를 목적으로 지어진 여러 군사 시설에 주둔하고 있으며 3개 여단 조직이 므티가공항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
이 공항에 근거지를 둔 '카라 여단'은 주로 술과 마약을 다루는 범죄자를 체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이슬람 근본주의 살라피스트 세력이 만든 다수 민병대는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른 민병대 역시 다른 지역 세력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