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재훈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2006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두산 정재훈(34)은 마무리 2년차이던 2006년 2승3패 세이브 38개(2위) 평균자책점 1.33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 세이브 수는 점점 줄었고, 마무리 자리도 후배들에게 내줬다. 게다가 2012년에는 부상까지 겹쳤다. 2013년을 시작하면서 스스로도 의문을 가졌지만 4승1패 14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3.44로 건재함을 알렸다. 정재훈이 '어게인 2006'을 외치는 이유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재훈은 22일 "지난해 어깨 상태를 체크해야하는 부분 때문에 시작과 준비가 늦었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모든 부분에서 훨씬 좋은 상황이라, 경기를 할 수 있는 100% 상태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준비에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2년 전과 지난해는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힘든 부분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좋은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으니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2013년은 정재훈에게 다시 희망을 안겨준 해다. 부상 후 스스로 가졌던 의문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 심적인 부담을 털었으니 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정재훈은 "1년을 쉬고 다시 시작했던 지난해에는 '다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의문부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풀시즌을 뛰었고, 자신감도 다시 생겼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 시즌"이라면서 "지난해보다 더 빠른 시기에 더 많은 투구를 할 것이다. 시즌에 돌입했을 때 100%의 팔 스윙스피드가 나올 수 있게 하겠다. 그 스피드를 시즌 내내 유지하고 시즌을 맞이할 때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선우, 이혜천 등 베테랑들의 연이은 이적으로 정재훈은 어느덧 투수조 최고참이 됐다.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책임이 커졌다.
정재훈은 "바라보는 시선들이 조금은 더 많아졌다는 느낌"이라면서 "그 시선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일상은 물론 야구적인 부분에서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고 나 스스로가 잘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이만 먹어 고참이 아니다. 그에 맞는 사람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일단 송일수 신임 감독은 이용찬을 마무리로 점찍은 상황. 하지만 정재훈은 포지션을 떠나 2006년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정재훈은 "지난해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06년의 모습, 그 때와 같은 팀에서의 믿음, 내가 내 자신에 대한 믿음, 주변에서의 기대와 믿음. 그것을 기대하고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