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해 국내에서 8천건 이상의 환경범죄를 적발하고 관련 사업장 수백개를 폐쇄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누를란 카라로프 환경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013년 카자흐에서 적발된 환경위반 사례가 8천건이 넘는다"며 "징수한 벌금만 450억텡게(약 3천136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카라로프 장관은 위반사례 중 사안이 심각한 656건에 대해서는 법원이 해당 사업장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덧붙여 올해부터는 모든 사업장이 폐기물 처리 계획을 미리 제출하고 당국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텡그리 뉴스 등 현지언론은 전했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고도성장을 이룬 카자흐는 최근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강한 의지는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석유ㆍ광물 수출 등 자원산업에도 예외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카자흐는 대형 원유 및 광산업체들에 대해 환경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중단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환경부는 원유 및 광산 업체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실시키로 약속했던 조치들을 이행하지 않으면 폐기물 처리허가 취소를 포함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폐기물 처리허가 취소는 현지법상 사업 자체의 중단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원유업체 셰브론이 이끄는 텡기즈셰브로일은 그해 환경법 위반으로 3억700만달러(약 4천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한국과 카자흐의 대표적 국책협력사업인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 또한 폐기물처리 방안에 대한 환경오염 논란으로 지난해 의회통과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RELNEWS:right}
한편 일부에서는 카자흐 당국의 환경기준 강화를 외국기업들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지역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에너지 업체들에 장악된 자국의 원유 및 가스 부문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환경문제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카자흐가 '힌트'를 얻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