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마셜제도의 외딴 산호섬에 배와 함께 떠밀려온 남성이 바다 위에서 장장 16개월 동안 표류 생활을 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을 '호세 이반'이라고 밝힌 이 남성이 7.3m(24피트) 길이 유리섬유 보트와 함께 마셜제도 최남단 엘본 환초(고리 모양의 산호섬) 모래톱에서 발견된 것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0일.
섬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노르웨이 출신의 인류학도 올라 피엘스타트는 그가 긴 머리에 턱수염이 덥수룩한 채로 현지 주민 2명의 눈에 띄었다고 31일 AFP통신에 전했다. 몸에는 다 떨어진 속옷 한 장만 걸친 쇠약한 모습이었다.
원래는 엘살바도르로 가려고 지난 2012년 9월 멕시코에서 출발했지만, 그만 1만2천500km 이상 망망대해를 떠내려오게 됐다는 게 '이반'의 얘기다.
그는 스페인어 이외의 언어를 하지 못해 그동안 어떻게 생존해 왔는지 확실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거북과 새, 생선 등을 잡아먹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거북 피를 마시며 연명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행인이 몇 달 전 바다에서 숨졌다고 말했다고 피엘스타트는 전했다.
피엘스타트는 "그는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나아지고 있다"며 기초 검진 결과 생명을 위협할 만한 질병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주민들에 의해 환초 본섬으로 옮겨져 지방의회 건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