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내년 군사비 지출이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 전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 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영국의 군사 컨설팅업체 IHS 제인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올해 군사비 지출 규모는 1천480억 달러(약 161조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 추산치는 연구개발(R&D) 및 연금 등을 포함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지난해의 1천392억 달러(약 151조원)보다 88억 달러 늘어난 데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의 올해 국방예산이 5천749억 달러(약 625조원)로 2012년의 6천643억 달러(약 722조원)보다 894억 달러 줄어든 것에 비하면 중국의 이런 군사비 지출은 실제적으로는 상당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평가다.
◇ 중국 내년 군사비, 영·불·독 3국 총액보다 많아
특히 중국의 내년 군사비 지출 규모는 2천382억 달러(약 259조원)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EU 3대 강대국 전체 국방예산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 2024년에는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서유럽 전체 국방예산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군사비 지출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군사 장비 확충 부분이다.
일본과는 동중국해상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관할권 분쟁을, 남중국해에서는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중국명 난사군도)와 파라셀 제도(시사군도<西沙群島>·호앙사군도)의 영유권을 놓고 베트남 및 필리핀과 마찰을 빚는 상황에서 중국은 항공모함 등 장비 확충에 애써왔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의 올해 장비 구매 예산은 2009년보다 3분의 1이나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사들여 개조작업 끝에 2012년에 취역한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와 2011년 1월 로버트 게이츠 당시 미 국방장관의 방중을 맞춰 시험비행 능력을 과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 등은 추가 지출의 산물로 분석됐다.
NYT는 그러나 만연한 군부의 부패는 전투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중국군 최악의 부패 스캔들로 낙마한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總後勤部) 부부장(중장)의 사례를 보면 태평양전쟁 당시 중국군 장성들이 일본군과의 전투보다는 도박에 더 관심이 많아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 조셉 스틸웰 중장의 말이 연상된다.
군사 전문가인 '2049 연구소'의 이언 이스턴 연구원은 막대한 군사비에 비해 중국인민해방군(PLA)의 전투력은 훨씬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경제적으로 풍요하면서도 자급자족하는 대만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
더구나 중국군은 실전 경험이 부족한 데다 항모 랴오닝호를 포함한 일부 중요 군의 계획은 기술 문제에 시달려왔다.
중국 해군은 함재기 조종사들은 랴오닝을 훈련용 발진 기지로 삼아 항모 훈련을 하는 실정이다.
반면 2차대전 전부터 항모를 운용해온 미국은 예산 제약에도 10척을 취역 중이며, 항모 배수량도 모두 랴오닝보다 크다.
◇ 러시아 군사비, 세계 3위로 상승
한편 IH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군사비 지출 규모가 영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로 뛰어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가 지난해 지출한 군사비는 689억 달러(약 74조6천억원)로 영국(589억 달러)과 일본(568억 달러)을 앞질렀다.
이로써 러시아는 2013년 군사비 지출 규모에서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미국과 역시 국방비 지출을 크게 늘려가고 있는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늘어난 국방비를 군장비 현대화, 군사 훈련 강화, 군인 근무 환경 개선 등에 이용할 계획이라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어 러시아 의회가 승인한 국방 예산안을 근거로 "향후 3년 동안 러시아의 군사비 지출이 44% 증가할 것"이라며 2016년 국방비가 98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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