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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AI, 닭과 오리 왜 무조건 살처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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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Why뉴스]AI, 닭과 오리 왜 무조건 살처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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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KM이내지역 무조건 살처분, "무식하고 무모한 동물학살"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AI가 발생한 충북 진천지역에 닭 50만 마리가 오늘부터(7일) 매몰처리 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들 닭 중 AI에 감염된 닭은 한 마리도 없다. 그렇지만 이동제한에 걸려서 팔수도 없고 새롭게 들여올 수도 없는 처지다.

    그렇지만 3km이내의 오리농장에서 AI가 확진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진천군에서는 무조건 '살 처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몰리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 AI(조류독감) 관련 닭과 오리 왜 무조건 살 처분 해야만 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아니 닭 50만 마리 중 한 마리도 AI에 감염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모조리 매몰해야 한다는 거냐?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그렇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는 '1종 가축전염병'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발생한 농장으로부터 3km안에 있는 가축은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살 처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AI가 발생한 농장으로부터 3km안에 있는 닭과 오리는 이동제한에 걸려있기 때문에 판매 할 수도 없다.

    유영훈 진천군수와 통화를 해보니 "진천에서는 올 들어 오리농장에서 두 차례 AI가 발생했고 이웃한 음성에서도 한 차례 AI가 발생해 오리 25만 4천여마리를 '살 처분'했지만 닭은 병아리 한 마리도 AI 감염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50만 마리를 살 처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유 군수는 "오늘 살 처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살 처분 하지 않고 더 이상 버틸 방법이 없다"면서 "처음 발생일로부터 10일 가까이 버텨왔지만 더 이상 버틸 경우 양계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보상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살 처분'을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농민들의 입장은 어떤가?

    = 충북 진천에서 산란용 닭 10만 마리를 키우는 농민과 통화를 했는데 "지난 10일 동안 생산된 계란을 출하하지 못해서 계란 15,000여판(1판에 계란 30개)을 쌓아두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하는 일이니 따르지 않을 수 없지만 자신은 닭을 살 처분 하고 싶지 않다" 말했다. 이 농민은 "'무창계사'(창문이 없는 닭 농장)에서 엄격하게 외부와 차단한 채 닭을 키운다"면서 아마도 살 처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하니까 통화 도중 전화를 끊어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유영훈 진천군수는 "가축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가축은 애정이 있어야 키운다"면서 "태풍이나 풍수해로 농작물 피해를 입어도 시름에 잠기는데 살아있는 닭이나 오리는 생매장 한다는 게 가슴이 미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 군수는 특히 "매몰지역이 축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세월이 지나면서 잊어먹기도 하겠지만 축사 근처에 매몰하고 그걸 쳐다보는 건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라고 말했다.(유 군수는 축산 경험이 있는 농민 출신)

    ▶닭은 AI가 안 걸렸는데 오리가 걸렸으니까 닭도 무조건 살 처분해야 한다?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그래서 유영훈 진천군수가 "올해 발생한 AI 중 오리농장에서 먼저 발생했지만 인근 3km이내의 닭 농장으로 전파된 사례가 없고, 진천에서도 처음 발생일로부터 10일이나 지났지만 병아리 한 마리도 감염되거나 폐사하지 않았다" 면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유 군수는 "정부의 방역 방침에 동의하지만 진천의 경우는 닭이 AI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가려서 선별적 살 처분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수차례 했다"면서 "조사해서 살릴 수 있으면 살리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에 닭과 오리가 품종도 다르고 면역 능력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선별적 살 처분을 하자는 건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정부는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선별적 살 처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권재한 축산정책국장은 "부안 고창에서 AI가 처음 발생했을 때 3km 이내의 오리만 살 처분 하고 닭은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었다"면서 "그러나 부여에서 닭이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됐고 밀양 토종닭에서도 AI가 발생하면서 닭에서 닭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아져 닭도 살 처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지금 AI에 걸리지 않았다고 괜찮지 않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지만 부안의 AI 발병 사례를 보면 바이러스가 바깥으로 전파돼서 오염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진천의 경우 도계장이 여러 군데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닭으로 번질 경우 다른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될 위험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살 처분하다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살 처분하다'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 거냐?

    = 농식품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소나 돼지의 구제역은 무조건 살 처분하다가 아니라 백신주사로 돌아섰지만 닭이나 오리는 백신으로 예방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고병원성 AI의 경우)

    AI와 같이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질병은 백신접종을 통한 예방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번에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같은 경우 144가지의 다양한 혈청형이 존재하고 바이러스 자체의 변이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백신접종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네 차례 발생한 H5N1형 바이러스 대응백신을 접종했는데 이번처럼 H5N8형 AI가 발생한다면 백신이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모든 항원을 백신에 다 넣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농림부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AI의 경우 백신접종으로 예방이 어려운 이유는, ▲144가지의 혈청형이 존재하므로 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백신은 바이러스의 활동성을 낮추는 것이므로 조기발견이 어렵고 그래서 AI가 확산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며 ▲백신은 발생 가능성만 낮추는 것이지 발현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농림부 권재한 국장은 "우리나라에서 양계가 1억 5천만마리에 이르고, 육계의 경우 30일에서 50일 정도면 출하를 하는데 전 농가에 백신접종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수의 관련 전문가들도 이런 입장이며, 대응 매뉴얼을 수시로 보완하고 매뉴얼에 앞서서 선제적 대응을 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환경단체나 동물보호 단체들은 무조건적인 살 처분에 반대하는데?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혹시 1908년 발표된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기억나나?

    6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2014 금수회의록: 제9석 生殺與奪 오리와 닭 살 처분 반대>라는 글이 올라왔다.

    내용을 소개하자면 <올해 들어 우리네 오리 닭의 사는 것이 말이 아니요. 조류 독감이 왔다고 해서 멀쩡히 건강해도 살 처분 당해야 하니.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결코 이럴 수 없을 텐데, 사람들한테 전염병이 돌면 반경 몇 킬로미터 안에 있는 건강한 사람도 미리서 살 처분하시나요? 결코 안 그렇지요. 어차피 사람들을 위해 죽어야할 우리지만 제 구실하고 죽어야 하지 않겠소? 만물지영장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고작 생각하는 것이 이것밖에 없소? 제발 혼자서 아는 소리 치지 말고 무엇이 우리를 위하고 사람을 위하는 일인지 함께 찾아보시오. 생살여탈.. 함부로 하지 마시오 부탁이오>라는 글이었다.

    한국동물보호연합과 동물사랑실천협회 등 4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방적 살 처분 이유로 AI 발생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비과학적인 동물 학살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살 처분은 그 자체로도 끔찍한 일이지만 발생 농가로부터 3㎞라는 광범위한 지역 내 모든 닭과 오리들을 예방적 차원에서 죽이는 것은 무모하고 무식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며 "외국에서는 전례가 없는 매우 비과학적이고 잔인한 대량 동물 학대이자 학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3년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2∼3년 주기로 AI가 반복되면서 모두 2500만 마리라는 엄청난 숫자의 가금류가 살 처분하다 됐지만,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닭과 오리는 121마리에 불과했다"면서 "확진 없는 예방적 살 처분은 하루 빨리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과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동물자유연대 등 5개 환경·동물단체도 6일 AI 사태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예방적 대량 살 처분 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우리나라도 가입해 있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규약에 따르면 동물 전염병 발생 시 살 처분 과정에서 동물복지는 중요한 고려 대상임에도 국내 동물보호법 및 AI 긴급행동지침에는 도살 시 고통을 최소화하라는 지침만 나와 있을 뿐 살 처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동물복지 저해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2003년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하고 2~3년 주기로 4차례 AI가 발생하면서 총 2500여 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 처분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인도적인 살 처분하다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사회는 가금류의 대학살과 야생철새에 대한 학대에서 성찰하지 못하고 몇 년 후 똑같은 고통이 반복될 것 같은 데자뷰가 끔찍할 뿐이다"며 "오늘 조류들이 당하는 고난이 내일 인간의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더 키우게 해 동물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태도가 한국의 품격이고, 지속가능성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백신이나 다른 대안을 찾을 길이 없는 거냐?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주변 갈대습지 생태공원에서 항공방제를 하는 모습.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단정적으로 살 처분하다 밖에 방법이 없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살처분외에 대안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부에서는 위험지역 안에 있는 오리나 닭을 살 처분하다 하지 않았다가 다른 곳으로 전염됐을 경우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진천의 경우처럼 10일 동안 닭에는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그대로 뒀다가 혹시라도 만에 하나 전염이 될 경우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의 3km 이내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살 처분하다 하는 방법이 옳다는 건 아니다. 농림부 관계자도 "무조건 살 처분이 정답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계적으로 3km이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살 처분하기보다는 산 넘어 있다거나 건너 있는 그런 경우에 등에는 위험성이 적다면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AI가 발생한 현장에서는 농민이나 공무원들 모두 지금의 살 처분 매뉴얼을 다시 검토해야 하고, 선별적 살 처분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연구와 검토를 해야 하고 오리와 닭이 동일하게 취급 받는데 면역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이 또한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까지 구제역이 발생하면 모조리 살 처분하다 했다가 지금은 백신접종으로 전환했듯이 방법이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단계인 건 분명해 보인다.

    다른 문제는 살 처분하다 하지 않을 경우 농가의 피해가 너무나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다. 살 처분하다 할 경우 AI가 발생한 농가는 실거래가의 80%를 보상하고 예방적 살 처분의 경우에는 100% 보상을 한다. 그렇지만 위험지역 안에 있다는 이유로 이동제한에 걸리면 료 값은 계속 들지만 닭이나 달걀조차 출하 할 수 없다. 정부의 살 처분 지시에 따르면 상이라도 받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는 건 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친환경적인 사육장을 만들고 전염병 발생 없이 오리를 사육중인 농가들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6일 전북에서 양계농민이 극단의 선택을 한 것도 이런 제도적인 문제점 때문이다. 행정 편의적으로 무조건 살 처분을 선택하기 보다는 선택적 살 처분을 도입하고 사육 환경을 개선하는 조치도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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