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카드 사장 "저희가 피해자"…제2의 윤진숙 논란

이신형 NH농협카드 사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카드 본사 대회실에서 열린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국정조사 현장검증'에서 의원들의 질타를 경청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전 국민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이신형 농협카드 분사장이 "저희가 피해자"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실언으로 해임까지 이른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에 비유하며 공분하고 있다.

이 분사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NH농협카드를 대상으로 실시한 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현장검증에서 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농협은 '한국크레딧뷰로(KCB) 직원 박모 씨가 자료를 가지고 왔다'며 마치 박 씨만 희생양을 삼고 있는데 내부 점검을 해봤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신용정보사인 KCB 파견 직원이 USB로 정보를 빼간 것이기 때문에 농협카드도 이 직원의 행위로 인한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이에 이 의원은 "대국민이 피해자이지, 농협카드가 피해자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의원들도 이 분사장의 발언을 강하게 질타했다.

현장감사반 반장인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발언을 잘못해서 질타를 받고 있는데 국정조사 현장에서 많은 국민들한테 그런 발언은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 분사장은 곧장 "사과하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 사장의 발언을 들으며 많은 위원들이 농협카드가 고객정보 관리에 대해 상당히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특히 '우리가 아직도 피해자일 뿐이다'라는 황당한 말을 했는데 다음에 청문회에 올 때는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와 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분사장은 "제가 피해자라고 한 게 아니고 박씨에 대해 (농협카드가) 피해자라는 것"이라며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