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공인된 뉴욕 맨해튼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와 38층짜리 유엔본부 건물이 지붕에서 떨어지는 얼음조각으로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고 있다.
올해 겨울 전례없이 많이 내린 눈이 건물 꼭대기에 쌓였다가 거대한 얼음조각으로 변한 뒤 강풍에 밀려 지상으로 내리꽂히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언론은 12일(현지시간) 바닥에 쌓인 눈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신경써야 하는 뉴욕 사람들이 올해 겨울에는 고층 건물에서 순식간에 떨어지는 대형 얼음조각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할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위험천만한 낙빙 현상은 폭설이 내리고 나서 강추위가 계속돼 눈이 대형 얼음조각 형태로 건물 지붕에 쌓여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에 따라 맨해튼 동남쪽에 위치한 유엔본부는 출근하는 직원들과 방문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본관 출입구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대신 본부 건물 옆쪽에 위치한 출입구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유엔본부는 건물 뒤편에 '동강'이 위치하고 있어 맨해튼 내에서도 바람이 거센 곳이다. 이로 인해 건물 옥상에서 신문지 크기의 얼음조각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9·11 테러'로 붕괴된 자리에 다시 세워지는 '원월드트레이드센터'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공인 높이가 541m로 미국내 최고층 건물이다. 이 가운데 124m는 첨탑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400m를 훌쩍 넘는다.
이번 폭설로 낙빙 현상이 발생하자 원월드트레이드센터의 1층 출입문 곳곳이 폐쇄됐다. 아예 사람들이 지나지 못하도록 주변 지역까지 막았다.
이런 가운데 오는 13일 뉴욕 인근에는 또다시 대규모 폭설이 내릴 예정이어서 기상당국은 맨해튼의 고층건물 주인들에게 낙빙 예방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뉴욕에서만큼은 낙빙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이변 등으로 예기치 않은 폭설이 내릴 가능성이 많아졌고, 고층건물 꼭대기에 놓인 난방장치가 건물 위에 쌓인 눈을 얼음으로 변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