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네'…동해안 폭설 패션 (연합뉴스)
1m가 넘는 기록적인 눈 폭탄을 맞은 동해안 지역 주민들이 폭설에 적응하는 다양한 옷차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엄청난 폭설로 열흘 가까이 자가용 운행은 물론 시내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의 이용도 쉽지 않게 되면서 주민들의 옷차림도 발 빠르게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
여자의 자존심 하이힐은 아예 사라지고 눈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목이 높은 등산화와 부츠가 대세다.
보온성이 좋은 어그부츠뿐 아니라 무릎까지 올라오는 레인 부츠, 값이 비교적 저렴한 장화도 한몫한다.
발이 젖어 고생하지 않기 위해서다.
폭설과 함께 등산화가 동해안 지역 주민들의 일상의 신발이 된 지 오래다.
따뜻한데다 미끄러질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눈길이 다져지면서 미끄러워지자 넘어지지 않도록 등산화 밑에 덧대는 스파이크인 아이젠까지 착용한다.
소셜네트워크(SNS)에는 따듯한 어그부츠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철수세미를 신발에 동여맨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강릉의 눈 폭탄에 길바닥이 꽁꽁 얼었어도 넘어지지 않을 어미니들의 현실적응, 철수세미 활용능력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눈길에 넘어지지 않으려는 노력은 눈물겹다.
고무줄을 신발에 칭칭 감거나 고무장갑을 잘라 신발에 끼운 화려한 색상의 패션도 발견됐다.
급한 대로 검은 비닐봉지를 신발에 감싸 테이프로 붙여 신발과 바지 아랫부분을 젖지 않게 하려는 할머니들의 패션 스타일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발목에서 무릎까지 둘러싸 눈에 빠져도 신발 속과 바지가 젖지 않는 스패츠(등산화 속에 눈이나 흙·모래 같은 것이 들어가지 않도록 발목에 차는 각반) 착용도 쉽게 볼 수 있다.
한 여성은 종이와 테이프로 예쁜 스패츠를 직접 만들어 착용해 폭설 패션의 완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방수기능 등 각종 기능을 갖춘 등산화에 등산복은 기본이고 산을 오를 때나 사용하는 스틱을 양손에 들고 걷는 트레킹 패션 스타일도 쉽게 볼 수 있다.
계속 쏟아지는 눈에 우산이 소용없어지면서 눈보라와 맞서는 우비도 패션의 한 추세가 됐다.
눈만 내놓은 복면 패션, 고글을 한 젊은이들의 스키장 패션도 볼 수 있다.
눈에 잘 젖지 않는 보드복이나 스키복도 동해안에서는 일상 패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