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개인정보 대량유출 국정조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사상 최악의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금융당국의 소홀한 관리·감독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부적절한 언행도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8일 국정조사 청문회를 열어 현 부총리를 비롯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현 부총리를 겨냥해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비해서 국민들이 대출업체의 문자메시지에 시달리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깨끗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2012년을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금융사가 대출업체에 외주를 줄 때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하지 않으면 함께 책임을 지도록 해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재경 의원도 "(경제부총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파장이 크고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경제수장인 부총리의 언행이나 말씀은 정말 방향이 다른 것에 실망했다. 각별히 조심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정부가 정보보호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책을 발표했는데, 그러다보니 (정보보안이) 후순위에서 밀려 있다"면서 "정부가 실패한 것인데 정부가 근본적인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기식 의원은 "저는 국민카드를 사용한 적도 없는데 20년 전 국민은행 거래 정보가 국민카드로 넘어가 이번에 유출됐다"면서 "고객정보관리인인 KB금융지주 회장도 책임져야 할 판에 임원으로부터 사표를 받고 있으면 말이 되느냐"고 따져물었다.
또 현 부총리를 향해서는 "(금융사가) 선택적 동의사항에 체크하라고 표시해서 국민이 아무 것도 모르고 동의하는 현실을 알고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국민이 잘못 알아들었다고 말하면 국민이 상처 받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기준 의원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책임을 추궁하면서 "임 회장이 실질적으로 책임 있는 사람"이라며 "계열사 경영진은 다 그만두게 하면서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할 회장은 사태 수습에 열심이라고 한다면 누가 이해하겠나"라고 비판했다.
현 부총리는 "신중치 못한 발언을 하고 국민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수습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한 게 잘못 표현된 것으로 말 그대로의 실언"이라고 사과했다.
1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실태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에 개인정보를 빼돌려 구속된 증인이 국회 발언대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옆으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보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날 청문회에는 신용카드사에서 고객정보를 빼돌려 구속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박모 씨와 광고대행업체 조모 씨도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증인석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