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복당이 결정된 문대성 의원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 정의화 의원 등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사논문의 표절 문제가 불거진 문대성 의원의 복당을 새누리당이 1년10개월 만에 허용하고 나섰다. '자진 탈당' 형식으로 그를 내쫓았던 새누리당이 2년 만에 입장을 뒤집자 야당의 비판이 쇄도했다.
'복당 허용'이 의결된 20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대성 동정론'이 회의장을 압도했다. '다른 정치인들도 표절논란이 많은데 문 의원에게만 가혹하다'거나 '과가 있지만 당과 국가에 많은 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교수직 사퇴 등으로 잘못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졌다' 등의 의견이 복당 허용의 근거로 제시됐다.
그동안 '소탐대실하는 꼴'이라며 맞서던 반대파들도 이날만큼은 함구한 채, 문 의원의 복당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의 입장은 '표절 때문에 복당을 막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러나 2년 전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해 이를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일관되지 못하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당시 당 대변인은 "공천 과정에서 표절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고,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라디오연설에서 "당에서 철저히 검증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서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에서 당의 영향력 증진을 꾀한 전략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성인 부산에서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를 남겨두는 것은 유권자 관리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결정에는 정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소지가 있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서는 '문 의원이 복당 좌절로 안철수 신당을 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제적 조치가 필요했다'는 가설마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는 "오늘 오후 복당 촉구 취지의 기자회견을 준비했던 것은 맞지만 '안철수 신당' 얘기는 전적으로 소설"이라는 문 의원 측 해명대로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