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이 이끌어온 여당인 '지역당'으로부터도 버림을 당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지역당 원내 교섭단체는 23일(현지시간) 최고 라다(의회)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도주와 소심함, 그의 배신을 비난한다"며 "평범한 시민과 군인, 장교들을 곤경에 빠트린 그의 범죄적 명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야권 시위대와 대치한 경찰과 내무부 병력에 발포를 허용함으로써 최악의 유혈 사태를 야기하고 곧이어 수도 키예프를 떠나 도피 행각에 나섬으로써 당원들을 배신한 야누코비치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성명은 이어 "지금 우크라이나는 자체 역사에서 가장 힘들고 비극적인 시기를 겪고 있다. 국가가 속임을 당하고 강탈당했다"며 "하지만 이것도 가까운 사람들을 잃은 수십 가정의 슬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유혈 사태로 인한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어 "우리 당원들은 인명 희생과 국가 금고 공동화, 대외 채무 증가 등을 초래한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범죄적 명령을 단호히 비난한다."면서 "그 결과 우크라이나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국가 분열과 주권 상실의 위기에 처했다"고 한때 지도자였던 대통령을 겨냥했다.
지역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배신당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빅토르 야누코비치와 그의 측근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야누코비치는 지난 2003년부터 지역당의 의장을 맡아오다 2010년 2월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이 자리를 총리인 니콜라이 아자로프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명예 당수직을 지켜왔다.